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셸링(Schelling)은 그나마 <초월적 관념론 체계(System des transzendentalen Idealismus)>가 전대호 역으로 이제이북스에서 번역되어 있지만 용어가 과감히 자의적인 편이라서 제대로 된 번역본이라 하기에는 그렇고. <자연철학의 이념>같은 책은 한자경 선생님의 번역이 있지만 한자경 선생님의 번역도 제대로 된 번역은 아니다.

피히테(Fichte)는 주관적 관념론에 대한 저작은 번역이 안 되어 있고 <독일 국민에게 고함>이나 <학자의 사명에 대한 열 차례의 강의> 같은 책들만 번역되어 있다.. 물론 이신철 교수님의 <학문론>이 번역되어 있지만 그뿐이다...
국내에선 독일관념론 철학자들의 책은 그나마 번역서가 많은 칸트랑 헤겔 빼면 (물론 칸트 번역은 번역 용어에도 문제가 많지만) 번역이 거의 안 되어 있는 수준이다.
그나마 프레더릭 바이저의 <이성의 운명>을 통해 칸트와 피히테 시기 사이의 철학자들의 짧고도 중요한 철학사를 볼 수 있을 뿐 원전으로는 현재로써는 볼 수 없고 장래에도 그것은 불가능할 것 같다.

야코비(Jacobi)나 빈첼만, 멘델스존, 하만, 볼프와 라인홀트, 슐체, 마이몬의 저작들이 번역되는 건 아예 불가능하니 피히테와 셸링, 그리고 헤겔만이라도 제대로 된 번역이 나왔으면 좋겠다. 헤겔의 <정신현상학(Phänomenologie des Geistes)>은 올해 여름 이종철 선생님의 번역을 시작으로 여러 번역들이 출간 예정인데, 특히 김준수 교수님이 학술명저번역사업을 통해 번역하실 <정신현상학> 번역이 기대된다. 김준수 교수님은 헤겔의 저작을 대부분 직역하셨기 때문이고, 초기 예나 헤겔의 국가철학과 법철학에 전문적이시기 때문에 헤겔의 <정신현상학>에서 나타나는 그리스 비극 해석 부분의 번역의 완성도가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첫 <정신현상학> 새 번역인 이종철, 성찬기 교수님의 공역본은, 이종철 교수님이 이뽈리트의 <헤겔의 정신현상학>을 번역하셨었기에 <정신현상학>에 대해 깊은 이해를 하신 상태에서 그것을 번역하신다면 아주 좋은 번역본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실제로 국내의 철학 원전 번역본들은, 예컨대 이종훈 교수님의 에드문트 후설(Edmund Husserl)의 저작 번역본은 (요즈음 한길사에서 일부는 새로 번역되어, 일부는 개정되어 출간되고 있는 번역본은) 원문에 대한 이해가 적거나 어떤 부분에서는 거의 없는 상태에서 직역되거나 윤문되어서 번역의 질이 좋지 못하다.)

그러나 걱정되는 것은, 이종철, 성찬기 교수님의 <정신현상학>번역이 "의역"으로 번역되지는 않을까이다. 두 분의 번역은, 그동안 故 임석진 교수님의 과도하게 의역된 번역에 기대어 읽어 온 한국의 사정을 나아지게 만들 첫 주자가 되므로, 이번의 번역본 또한 의역된 번역이라면 제대로 헤겔을 공부하려면 다른 교수님의 직역된 번역이 나오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