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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은 이름은 친숙하지만 막상 읽어본적은 없는 작품이었다. 여성 작가들의 작품이 많이 팔리는지 메리 셀리의 이 작품도 여기저기서 새 번역으로 나오길래 궁금해서 사봤다.

일단 프랑켄슈타인은 머리 양쪽에 못이 박힌 초록색 거한의 이름이 아니라, 우리가 아는 그 괴물을 창조한 사람의 이름이다. 한 때 사이비 과학에 빠졌다가 뒤늦게 현대 과학에 눈을 뜬 그는 그가 학습한 현대 과학을 이용하여 사이비 과학에나 나올 생명체를 창조한다. 그는 열정을 다해 생명체를 창조했지만, 자신의 피조물이 가진 흉측한 외형에 크게 놀라 피조물을 방치한다.

태어나자 마자 창조주에게 방치된 피조물은 홀로 인간세상을 떠돌며 자신의 흉측한 외모는 인간세계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절망한다. 하지만 프랑켄슈타인의 연구실을 나설 때 입고 나왔던 옷에서 창조주에 대한 단서를 찾은 그는 창조주를 찾아 모종의 거래를 제안한다.

프랑켄슈타인은 가족의 안전을 볼모로하는 피조물의 제안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지만, 곧 그를 파기하고 피조물의 저주에 빠진다. 그리고 그 둘은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고 만다.

작가가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에는 요즘 우리들이 겪는 사회 문제에 대한 고찰도 담고 있는데 바로 외모지상주의와 로봇 또는 인공지능의 위협이다. 아예 사람과 다른 행색을 한 괴물에게 이런 잣대를 대는것은 비약일 수도 있지만, 여타 생명체와 상이한 외형 때문에 자신의 의사를 전달할 기회 조차 갖지 못하는 피조물을 보며 꽤 씁쓸한 요즘 우리네 모습이 떠올랐다. 내가 외모 경쟁력이 떨어져서 더 몰입했다.

프랑켄슈타인과 피조물의 관계는 인간과 인공지능 로봇의 관계가 떠올랐는데, 인간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기계들이 무자비한 파괴자가 되어 인간과 전쟁을 벌이는 이야기의 모티브가 이 소설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공포소설이자 과학소설로 분류되지만 그다지 공포스럽거나 과학적이진 않다. (인간게놈 프로젝트 같은 유전공학을 신의 권능에 대한 도전이라고 느끼는 사람에게는 공포 스러울지도?) 오히려 앞서 기술한 고찰외에도 도덕, 교육이나 가족 관계에 대한 심도있는 이해가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소설 속의 괴물이 흉측한 외형에 가려져 그 안에 숨은 인간다움을 인정받지 못하듯이, 이 책도 내면의 깊은 내용이 영화의 이미지에 가려서 빛을 못보는것 같다. 마침 최근에 새 번역도 많이 나오는 만큼, 이 작품이 널리 읽혀서 더 이상 '프랑켄슈타인'이 할로윈의 괴물로만 소모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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