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헌법논증이론>에도 인용된 심리학 실험에 따르면,
복사기 쓰려고 줄 서있는 사람한테
"실례합니다. 제가 5페이지 복사해야 돼서요. 복사기 좀 써도 될까요?"라고 하니까 60%가 양보해줬는데
"실례합니다. 제가 5페이지 복사해야 돼서요. 복사기 좀 써도 될까요? 왜냐하면 복사해야 돼서요."라고 하니까 93%가 양보해줬다고 함.
그래서 <설득의 심리학>이나 위 <헌법논증이론>에서는 이게
"왜냐하면"이라는 단어, 문장의 특정 형식에 따라서 사람이 기계적으로 반응한 예라고 말하는데
근데 저거 실험 설계가 잘된 건지 의문이다.
"Excuse me, I have 5 pages. May I use the xerox machine?"
"Excuse me, I have 5 pages. May I use the xerox machine, because I have to make copies?"
(Langer, E., Blank, A,, & Chanowitz, B. (1978). The mindlessness of ostensibly thoughtful action. JOUrM!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36, 637.)
여기서 because가 마법의 단어라고 호들갑을 떨던데
그렇게 결론 내리려면
"Excuse me, I have 5 pages. May I use the xerox machine, hmm, I have to make copies?"
"Excuse me, I have 5 pages. May I use the xerox machine, because I have to make copies?"
이런 식으로 딱 because만 빼고 실험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
논리적으로 순환적인 말이라도
생면부지 닌겐이 난데없이 부탁하는 맥락이니까
부탁하는 넘이 주절주절 말 많은 거 화용론적으로 공손함이나 다급함을 표현하는 거라고 여기고
한마디라도 더 늘어놓으면 더 호의적으로 되는 거라고 볼 수도 있지 않나?
무슨 새끼 울음 소리 녹음해서 들려주면 사족을 못쓰는 칠면조마냥
사람이 because에 꽂혀서 그랬다고 결론 내리는 거는 넘 성급한 거 아님..?
복사해도될까요? 왜냐하면 복사해야돼서요는 그냥 미친놈인줄 알고 비켜준거아님?ㅋㅋㅋㅋ 원래 문장 저거아닌것같은데ㅋㅋㅋ
"Excuse me, I have 5 pages. May I use the xerox machine, because I have to make copies?" 이게 원래 문장..
난 솔직히 보통 사람은 후자처럼 말 안 하니깐 ‘이새끼 뭐지’ 하면서 “네 먼저 쓰세요” 할 듯ㅋㅋ
난 걍 급하고 민망하고 그러니까 아무말대잔치하는구나 싶을 거 같음
이 새끼 살짝 퍼거 아니야? 라는 심정으로 비켜주는 거 아닐까? 사회적 관계라면 쿠션워드라도 써가면서 얘기해야 되는데 저건 지 입장만 갖다 박는 거잖아.
표정이나 동작 같은 비언어적 표현이 걍 평범한데 말만 저러면 퍼거라고까지 생각은 안 할 거 같긴 함..
하긴 나도 정신상태에 두려움을 느끼고 비켜줄 것 같긴하다.
실질적으로는 어처구니 없더라도 마치 타당한 이유나 근거가 있는 것처럼 형식을 꾸며서 말하는게 성공률이 높다는 이야기야
그러니까 그런 결론을 내기에는 실험이 잘 설계된 거 같지가 않다는 말임.
i have to make copies라는 문장 자체가 근거자나 거기에 because를 덧붙여서 그게 근거임을 강조하는 거고.. 단지 비코즈만 빼버린다고 해서, 근거를 대지 않은 부탁이 되는 건 아닌거 같은데?
"5페이지짜리 복사니까 내가 먼저 복사기를 쓰면 안될까?" 랑 "내가 복사를 해야만 하는데, 5페이지자리 복사니까 내가 먼저 복사기를 쓰면 안될까?" 라는 부탁 간의 비교라고 보면 뭐 크게 오류가 있는 건 아닌거 같음
니가 말한 그 덧붙이는 것에 불과한 그게 포인트라고 치알디니나 위 책 저자가 강조하니까 쓴 글임.
그래 그게 포인트라는 말이야 그러니까 니가 말한 예시는 단지 비코즈를 흠으로 바꿨을 뿐 둘 다 형식적인 근거를 덧붙이니까 오히려 변별력이 없어지겠지
그리고 because라는 말을 안 쓰면 i have to make copies를 "근거"랍시고 얘가 얘기하고 있구나, 라고 생각을 못하지. 걍 다급하거나 하니까 했던 말 또 한다고 생각하지. 왜냐하면 그건 첨에 복사해도 되냐고 부탁한 거에 이미 내포된 내용이니까 반복에 불과한 거지. 걔가 굳이 because라고 한 다음에 그 말을 하니까 아 얘는 그걸 근거를 대는 형식으로 말을 하네? 라고 생각을 하게 되는 거지.
본문 내용만 보면 네 지적이 맞는거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