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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 panpanya(이하 판판야)의 첫 단편집이다. 표지를 봤을 때는 작가의 오너 캐릭터가 요루시카의 노래 言って。뮤직 비디오에 나오는 캐릭터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귀엽다. 이 책은 단편집이기 때문에 내용을 고정해서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좋았다는 것만은 알려두고 싶다. 몽환적인 배경 속의 다양한 감정들이 나를 홀려왔다.

바로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각각의 단편들은 읽을 때마다 어떤 감정들을 떠올리게 한다.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의문을 품게 만들고, 지나가는 과거와 다가오는 미래를 동정하게 만들며, 흘러가는 삶 속에서 죽음을 두려워하게 만들고, 작은 의문으로 세상을 뒤흔들게 만들기도 하거나, 이별의 슬픔을 재회의 기쁨으로 만들기도 한다. 감정적인 엔딩들이다.

이러한 몽환적인 픽션들은 마치 수필같다. 담담한 문체로 인물이 겪는 삶을 써내려가는 것 같다. 그저 플랫폼이 만화일 뿐. 실제로 책 중반에 아시즈리 해저관(실제로 있는 곳이었다)에 다녀온 작가의 기행문이 수록되어 있기도 하다. 이러한 수필적인 세계관에서 벌어지는 몽환적인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마치 마술적 사실주의 작품을 읽는 기분이 물씬 든다.

이러한 마술적 사실주의의 면에서 보면 쿠이 료코의 단편들이 생각나기도 한다. 물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나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는 정반대에 위치하기는 하지만. 쿠이 료코가 사회적이라면, 판판야는 개인적인 작품을 그려낸달까? 판판야의 <아시즈리 수족관>은 좋은 작품집이다. 살아가면서 드는 여러 감정과 생각들을 대변해주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