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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3회 독 중인데, 내가 왜 이 소설을 좋아하는지 조금씩 명확해 지는 것 같다.

스위스 도시에서 고전문학을 가르치는 교사는,
출근길 다리에서 투신하려는 여자를 저지한다.
여자는 교사의 이마에 전화번호를 쓰고, 포르투갈어로 이치에 맞지 않는 변명과 사과를 한 뒤,
출근하는 교사를 따라 1교시를 시작한 교실 뒷자리에 앉아있다
미세한 목례를 건네고 사라진다.

멀어지는 여자를 교실 창문으로 바라보던 교사는
여자가 사라진 후 교실을 나와 여자의 자취를 쫒다
포르투갈어로 쓰인 책을 파는 헌책방에서
개인출판된 어떤 책 한 권을 발견한 뒤
다시는 학교로 돌아가지 않기로 결심한다.

다음 스토리는 당연히 아직 이마에 남아있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보는 것일테지.
그런데 이 주인공은 이미 사망한 그 헌 책의 저자를 찾는 여행을 떠난다.

그가 정말 찾고 싶었던 것은 이미 사망선고를 받은 어떤 '고결함'이었던 것이다.

이런 이야길 작가 마음대로 늘어놓을 수 있는 장르가 문학, 소설 말고 뭐가 있겠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