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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결말의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건 해피엔딩인지 새드엔딩인지 도무지 갈피가 잡히질 않네요.

결말 이후의 세상은 하현에게 있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유토피아인가 디스토피아인가.

어쩌면 그가 아버지와 같은 전철을 밟았다고도 볼 수 있는 것 아닐까?

만월이 마력을 나눠준건 보편적인 인류애였을까?
사랑했던 여인을 잃은 만월에게 이 세상은 아무 의미가 없었고 그래서 모두에게 마력을 줘버린걸까?

결말 하나 때문에
첫도입부를 포함한 모든 장면들이
지독한 철학 문제로 깜짝 변신한 채 다가와 내 머릿속을 뒤집어 놓습니다.

통통 튀는 가벼운 책인가.
나를 절망하게 만드는 무거운 책인가.
정말로 모르겠습니다.

고전도 아닌데 일종의 위대함마저 느껴지네요.
이것이 철학과 재학생의 클라스인가?

전작인 <로봇교사>도 사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한 작가에게 빠지는 경우가 잘 없는데...

하시모토 츠무구 이후로 처음이군요.
게다가 한국 작가라니.

이분 덕분에 국문 혐오증에서 좀 벗어난 기분입니다.



















이건 P.S가 되겠군요.
쓸까말까 고민했는데, 아무래도 써야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읽는 내내 이재야 작가님의 <아름다운 세계>가 떠올랐습니다. 온통 회색빛으로 점철된 소설이었죠.

어느정도 일맥상통 하는 부분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아버지를 구하기 위한 모험이기도 하지만
민주정을 위해 반란을 일으키는 내용이기도 하니까요.

"너는 여기가 유토피아라고 생각하니?"

열심히 아닌척 했어도 <아름다운 세계>는 대놓고 디스토피아였습니다. 선과악의 미묘한 줄다리기는 어디에도 없었죠.

저 질문은 오히려 "하현"에게 더 어울린다고 느꼈습니다.
유토피아인가 디스토피아인가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못하는 바보가 된 기분입니다.
분명하게 결과가 나와있는데도 도무지 모르겠으니까요.

자세하게 설명하자니 스포가 되버리니 삼가도록 하겠습니다.

이재야 작가님께 일독을 권하고 싶습니다. 당신과는 정반대의 스타일로 쓰여진 책이지만 미묘한 줄타기를 보여주는 스킬은 보고 배울만 하다고 봅니다. <아름다운 세계>에서 느꼈던 부족함이 <하현>에서 모두 채워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당신의 글이 형편없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3부의 기괴한 진행과 생명력조차 느껴지지 않는 캐릭터들을 제외하곤 그럭저럭 즐거웠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