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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300-400p를 읽고.



여자의 자살 이후 아버지는 본인의 손해를 감수하고


자신의 승소를 패소로 뒤돌려, 본인이 받을 재산을 상대방에게 준다.


주인공은 아버지의 이러한 희생에 감격해서 감동하고, 1부가 끝나고 2부로 이어지는데


2부에서는 주인공인 아들의 상당히 헤퍼진 상태로 세월을 보내고 있고,


'상대방'인 공작과 친분을 쌓는 중이며


아버지의 관심을 받는 중인데, 아들이 이전만큼 아버지의 관심을 달가워하진 않는 느낌...


공작은 아들이 빌리려다 그의 멸시를 보고 받지 않으려 하던 돈을 그가 막무가내로 쥐어주는 부분까지 읽었다.





미성년은 구성이 중구난방인 도끼 책중에서도 단연 돋보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첩첩산중의 미궁을 헤매는 듯한 구성이 눈에 띈다.


가령 이 에피소드의 의미가 무엇인가?라고 누군가 내게 묻는다면 "???"를 띄울 장들이 상당히 많다.


하지만 그 중구난방의 에피소드를 관통하는 의미가 있다면


반복적으로 결벽적인 결백함을 추구하는 아들과


반복적으로 입체적인 행보가 제시되는 아버지


이 둘의 관계일 것이다.


간사한 것으로 암시되지만 작중 그의 행동은 선함 그 자체에 가까운 아버지


급발진 잘하는 관찰력 좋은 잼민이(아마 도끼 본인의 어린 시절이 투영된 것이 분명한)라 섣부른 행동을 자주 함에도 불구하고 타인에게 사랑받는 아들.


아들이 그 이상한 행동에도 불구하고 사랑받는 이유는 그가 '사랑해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아버지는 아마도 마음없이 행동하는 사람이기에 그 행동에도 불구하고 간사한 인물로 암시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둘은 대비되는 존재이지만 아버지가 자신을 사랑해주는 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에


사랑이 '형식적 선함'보다 더 상위의 가치임은 이미 드러난 상태이다.


동시에 아들은 '여자의 자살' 이후 그 여자의 자살을 본인이 '결정적으로' 부추겼을지도 모른다는 자책은 남들에게 드러내지 않고 있는 중이다.


어쩌면 이것이 2부에서 보여준 아들의 사치의 원인일지도 모른다. 결벽적으로 결백하려 하는 주인공이 감추려 드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이야기가 좀 흡입력은 떨어지는데, 지독하게 반복되는 인물의 묘사는 앞으로 어떠한 감추어진 인간의 이면을 드러낼지 궁금하게 만드는 측면은 있다.


그런데 가볍게 읽으려고 한 거라 좀 기대에 부합되진 못해서 못마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