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유형의 어떤 주제로 어떤 시어로 어떤 방식의 시를 쓰냐


 이게 슬슬 보이기 시작한다.


 서정시를 감성과 느낌대로 쓴다면 정호승, 이정하


 서정시를 차분하면서 기교 있게 감성보단 이성적으로 쓴다면 도종환


 어떤 시인은 정말 감각이 타고난 게 느껴지고


 어떤 시인은 너무 옛날 방식대로 쓰는 느낌이고


 어떤 시인은 제목부터 사람 찌르는 기술이 탁월하고


 어떤 시인은 시보다는 소설이나 에세이에 더 가까운 듯하고


 어떤 시인은 헤비메탈 같고


 어떤 시인은 새벽에 자연과 바다를 감상하며 담배 한 대 태우며 쓰는 것 같고


 중국이나 바다를 주제로 쓰는 시인이 착각 탓인지 자주 보이고


 자연이나 일상을 얘기하거나


 포스트모더니즘 같은 시를 쓰는 시인도 있고


 그냥 많이 읽다 보니 마치 기분 나쁜 오타쿠들이


 아이돌의 의상을 보고 "저건 속바지다! 아니다 저건 팬티다!" 이렇게 보인다 보여! 하며 음침하게 주절대는 것 같고


 결론은 뭐냐?


 읽고 쓰며 시에 빠져 있다 보니 시간과 정신에 방에 갇힌 채 한 달을 보낸 것 같다.


 손오공도 전투종족 외계인들을 상대하기 위해 선두콩을 먹으며 지옥훈련을 하면 전투력이 오르듯이


 나도 좀 전투력...아니 필력과 문학을 바라보는 안목이 높아졌으면 좋겠다.


 그러니까 시는 마약이니 다들 시를 멀리 하자.


 하지만 시에 빠져 사는 사람을 보면 동정해주기보단 사랑으로 감싸주자.


 새폴더와 폰에 아이돌 사진이 잔뜩 저장되어 있지만 


 누구보다 시와 문학을 사랑한다고 인정해주자.


 그렇지 여보야? (아무도 없는 허공을 바라본다)


 시집을 너무 많이 읽어서 그런지 


 가상의 집사람도 계속 바뀐다.


 최애가 누구냐고? 야마우치 미즈키에서 오오모리 마호에서 다시 스즈키 유우카가 되어버리고


 알겠지? 이게 바로 문학에 잡아먹힌 사람의 뻘글이다.


 야식 타임이니 책을 덮고 배를 채워야겠다.


 읽고 쓰기만 해도 살과 근육이 쫙쫙 빠지니 먹는 게 부실하면 큰일 난다.


 대한민국은 시의 강국이고 시의 강국에 태어난 스스로를 저주하는 것 외에는 답이 없다.


 브라질처럼 축구에 미쳐 사는 나라에서 축구를 싫어했다가는 무슨 험한 꼴을 당할 지 모르듯이


 나도 시에 빠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대체 독갤에 무슨 이유로 이 길고 긴 뻘글을 쓰는지조차 모르겠다. 이조차 시인 건가)


 아무튼,


 시에 빠진 사람을 보면 길냥이와 마주한 것처럼


 예뻐해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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