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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하철역에서 주간 야간 근무를 병행하는 사회복무요원이다. 근무지 특성상 업무량이 적고 사람을 대하는 일도 적어 혼자 시간을 때우면서 자연스럽게 내향적으로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문득 생각을 하다 이참에 오래전부터 궁금해왔던 것들에 대한 호기심을 해소하기 위해, 난 평생 전공서적 외에는 펴 본 적 없는 책들을 읽어가며 진심을 다해 생각하기를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흥미로웠고,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에 왜라는 질문을 던지고 관련 서적을 읽으며, 보다 보편적인 근원에 가까워지고 싶다는 욕구에 최대한 가리지 않고 다방면의 서적을 열독했다.

형이상학적인 것들과 형이하학적인 것들을 넘나들며 읽으면서, 수차례의 번뇌를 거치며 궁극적으로 인간의 인지능력으로는 영원히 왜라는 질문에 대답할 수 없겠단 생각이 들었고, 세상이 부조리와 고통으로 넘친다는 것을 알게 된 후론, 머릿속엔 비관론이 떠나지 않게 되었다. 

무엇보다 지금까지도 고통스러운 건, 이렇게 지하 사무실 구석에서 고뇌해봤자 실질적으로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모든 게 나의 지적 허영심과 자기 연민에서 파생되는 생각들이 아닌가에 대한 회의가 만연해 있다는 사실이다.

나는 삶을 부정하진 않는다. 하지만 이런 잔잔한 긍정을 묻힌 허무주의를 옹호하는 내 모습과, 과거 아무 생각 없이 군중들의 보편적인 쾌락과 반복적인 삶 속 나의 모습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이런 무한한 고뇌에서 해방시켜줄 지혜로운 독갤러의 조언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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