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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 같은 고대철학이나 중세철학엔 관심이 없었음. 그래서 철학사 책을 읽어본 적이 없고 배경지식도 없음.. 고대철학은 그저 소크라테스의 방법론과 플라톤 이데아론의 "대강"만 알고 중세철학은 글자 그대로 아는게 하나도 없고 읽을 생각도 없음...

그리고 난 철학책 2차 문헌을 읽기가 매우 힘들어하는 성향인 듯.
요즘 철학 원전을 2차문헌이랑 같이 읽고있는데
2차 문헌은 "사유과정이 잘 드러나지 않고 핵심만 설명해줘서" (예를 들어서 A라는 생각에서 B로 갈 때 대부분의 2차문헌은 "A에서 이러이러한 과정을 통해 B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라고 대략적으로 설명하거나 아니면 "(A설명), 그리고 이제 ○○은 B라는 사유에 이른다" 처럼 거의 설명하지 않거나) 그 두 사유의 결합끈인 "사유과정(논증)"을 내가 직접 추리해봐야 해서 지루해지더라.

문제는 1차 문헌도 거의 다 사유과정이 명료하게 설명되어있는 게 아니니까 1차 문헌을 읽을 때도 왜 이게 이렇게 되는지를 생각해봐야 하는데, 1차 문헌의 경우에는 "생략된 사유과정"을 생각해보는 게 "내가 직접 사유해보는 것"이라고 느끼는데, 2차 문헌의 경우에는 그걸 생각해보는 게 그렇게 느껴지지 않고 "귀찮음, 힘겨움, 지루함"만이 느껴짐.

칸트의 <"철학"이 아니라 "철학함"을 배우라>는 말을 새기고 있지만 현대철학에 오면서 "철학함"을 배울 시간은 "철학"을 배우는 시간에 의해 없어지는 것 같음. 그리고 현대철학 공부에서는 "철학"을 배워야만 "철학함"을 할 수 있게 되는 상황이 되어버렸는데 결국 "철학"만 배우다가 끝나버리게 됨...

그리고 나한텐 2차문헌보다 원전이 훨씬 이해가 잘 되더라. 논리철학논고 읽을때도 2차 문헌은 읽기가 힘들고 손도 안 가고 지루하더라. 원전을 천천히 읽는 게 나에겐 훨씬 더 재밌고 흥미로웠음.

그런데 문제는 원전만 읽을 수가 없다는 거잖음.
현대철학에는 이전 철학을 꼭 알아야만 하는 상황에 이르렀고 이전 철학을 원전을 통해 알려면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되니까 어쩔 수 없이 현대철학 원전에서 언급되는 이전 철학에 대한 2차 문헌을 읽을 수밖에 없는데 문제는 내가 2차 문헌을 거의 읽지 못하는 성격이라는 거임. 2차 문헌은 "생기" 가 없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2차 문헌도 필요하잖아. 2차 문헌은 읽지 않고 원전으로만 공부하면 오독의 위험이 크니까.

그런데 그걸 아는데도 2차 문헌엔 도저히 손이 안 감. 뭔가 2차 문헌을 이해하는 데 시간 쏟는게 무가치하다고 생각됨. 2차 문헌이 더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고...

난 시간 절약을 위해서 어느 정도의 2차 문헌은 읽고 싶은데 지금 내 상황이 저럼. 어떻게 하면 2차 문헌을 읽을 수 있을까?

(정보: 짤은 칸트가 아니라 야코비(Jacobi)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