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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뚱보>에서 올레샤는 실제 인물이 아니라 꼭두각시 인형들을, 그렇기에 사회주의 리얼리즘이라는 이념이 충실하게 실현될 수 있는 개체들을 창조해냈다. 작품의 중심 배경이 되는 시의 광장이 유리 천장으로 덮여있는 것도 이 소설의 사건들이 일어나는 장소가 모더니즘 소설에서 주로 다뤄지는 '도시'가 아니라, 인형의 집을 닮은 세트장의 일종이라는 것을 드러낸다. 소설의 플롯은 당시 소비에트 리얼리즘에 요구됐던 스토리라인을 충실히 따라가고 있다. 건실한 노동자-병기공 프로스페로를 감옥에 가둔 부르주아 세 뚱보와 그들의 폭정에 대항하는 노동자-민중 연합의 혁명. 몇 가지 '분신' 모티프가 도입되기도 하면서 혁명은 성공으로 끝나고 프로스페로와 세 뚱보의 위치는 서로 교환된다.

그렇다면 올레샤는 <세 뚱보>에서 스탈린 체제에의 순응에만 치중하여 문학성을 드러내는 것을 완전히 포기했는가? 그렇지 않다.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을 수오크(자동인형 도플갱어를 가지고 있는 여주인공)와 같은 자동인형으로 만들고, 악역인 세 뚱보들을 거대한 살 덩어리들로 치환시키면서도 여전히 작품 전체에는 기묘한 서정성이 흐르고 있다.


'얼마나 이상한가! 오색 불빛이 빛나고 승객을 태운 마차가 질주하고 유리문이 쟁강거린다. 반원형 창문들이 금빛으로 반짝거리고 두랑을 따라서 수증기가 아른거리고. 저기에는 흥겨운 무도회가 열리는 모양이군. 중국식 유색 등이 검은 물 위에서 흔들거리는구나. 사람들은 어제와 똑같이 살아가는데 과연 저들은 오늘 아침에 무슨 일이 있어났는지 모르는 걸까? 정말로 발포 소리와 신음 소리를 못 들었단 말인가? 민중의 지도자인 병기공 프로스페로가 포로로 잡혔다는 걸 정말 모른다는 말인가? 아니면, 혹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걸까? 어쩌면 내가 악몽을 꾼 것일지도?'
<세 뚱보>, 유리 올레샤 15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