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고전문학을 읽어야할까요?
고전문학이 여러분에게 일자리를 주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문학은 삶의 질문에 다양한 답을 들려줍니다.
이야기라는 형태로 들려주는 것이죠.
그리고 그 이야기 속에서 여러분만의 답을 찾게 됩니다.
이 질문들은 모두 연결되어 있습니다.
내가 누구인지 모르면, 무얼 해야하는지 알 수 없고
내가 누구인지는 나를 둘러싼 이야기를 파악해야 알 수 있습니다.
나를 둘러싼 이야기, 그것은 곧 나는 왜 이런 일을 하는거지? 라는 이야기입니다.
아마 인간들이 겪는 고통이라는게 그 밑바닥에서는 조금씩 연결이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다른 문화권의 사람이 겪는 고통, 나와 성별이 다른 사람이 겪는 고통, 수백년 전 아주 먼 과거의 사람이 겪는 고통들도 문학을 통해 간접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간접 체험을 하면서 생각을 하게 되죠.
이 인물은 누구인가?
이 인물은 왜 고통을 겪는가?
이 고통의 의미는 뭘까?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그런 문답 속에서 자신의 고통을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보게 됩니다.
그런 과정에서 '나도 저렇게 행동해야겠어' 라고 다짐을 할 수도 있구요
반대로 '난 이러진 않아야겠다' 하고 깨닫게 될 수도 있습니다.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얻진 못하더라도
고통의 동지를 얻게 된 것 같은 위안의 감정을 느낄수도 있습니다.
이 강연은 취업준비생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여러분이 취업문제를 해결한다고 해도
그래도 인생의 위기와 역경은 계속해서 찾아 올 겁니다.
저도 매일, 매달, 매년 겪고 있습니다.
그럴때마다 나는 누군지, 어떤 이야기 속에 있는지, 무얼해야 하는지
그런 걸 생각합니다. 문학이 꽤 많은 힘을 줍니다.
제 이야기를 좀 해볼까요?
저는 두 권의 책을 통해서 힘을 얻은 바가 있습니다.
그 중 하나인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작품의 중점은 나치 독일의 잔혹성 폭로가 아닙니다.
그보다는 극한 상황에서 사람들의 내면을 어떻게 변하는가?
또 자신은 어떻게 변했는가?
그런 이야기를 차분하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느낀것은 이렇습니다.
고통은 우리 삶의 일부이다.
어떤 고통은 우리에게 의미가 되고
어떤 의미는 고통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저도 사람이니까 고통 싫죠. 쾌락이 좋습니다.
하지만 제가 고통 없이 살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반드시 고통은 겪게 됩니다.
인생의 문제를 생각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게 고통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고통에서 의미를 발견하려고 할때
적어도 저는 내가 고통의 주인이 된다. 그렇게 느낍니다. 고통이 저의 주인이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제가 아무리 큰 고통을 겪는다고 한들
아우슈비츠에서 겪는 유대인들의 고통에 비할바가 아니죠ㅋ
그런 생각도 합니다.
두번째로 읽은 책은 이것입니다.
줄거리는 불륜 남녀가 보험 사기 살인을 저지르고 그 뒷감당을 하지 못한다는 내용입니다.
이걸 읽으면 좀 당황하게 되실거에요
어떤 면모를 봐도 주인공 남녀에게 본받을 만한 점이 없거든요.
서술은 주인공 남자의 시점에서 1인칭으로 서술이 됩니다.
그런데 읽다보면 이 살인자의 처지가 이해가 됩니다. 물론 옹호를 할 수는 없습니다.
불쌍하고 딱하다는, 굉장히 이상한 감정이 듭니다.
벌을 받아야 마땅한 사람입니다.
대단한 사연이 있는 것도 아니에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가여움을 느낍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 인간들은 전부 가여운 존재다"
이런 말을 하는 저두요, 어디가서 부당한 대우 받고 비난 받으면 화가 납니다.
마음 속으로 '어우씨 저자식한테 어떻게 복수하지?' 라는 상상도 합니다.
하지만 어릴때만큼 그런 생각을 많이 하진 않아요.
이제는 전반적으로 인간은 모두 불쌍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고
굳이 그 사람들이 나한테 잘해줘야 할 필요는 없구나 라는 생각을 합니다.
내가 특별 대접을 받아야 할 이유는 없구나
그냥 누구나 그렇게 사는구나, 이게 인생이구나 생각을 합니다.
제가 이 책을 읽자마자 태도가 그렇게 확 바뀐건 아닙니다.
이 책과 다른 책들을 많이 읽어가면서 점점 그런 마음이 되었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다른사람들처럼 불완전한 사람이다.
나는 어떤 이야기 속에 있는가?
나는 불완전한 사람들이 자기 욕심을 이기지 못해서 어리석을 일을 저지르는 그런 세상에서 부족한 머리로 내 욕심 채우려는, 그런 이야기 속에 있습니다.
나는 무엇을 해야하는가?
다른 부족한 사람들을 너무 미워하지 말자, 나를 미워하지도 말자, 누구를 단죄하고 싶다는 그런 욕망을 버리자
문학 작품은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우리는 학교에서 국어 시험을 치면 이런 문제를 풉니다
다음중 저자와 일치하는 견해를 보기중 골라라
1,2,3,4 중에 답을 골라야하죠.
그런 문제에 익숙해지다보면 문학에 대해서 선입견이 생겨버립니다.
아, 문학 작품을 해석 한다는건 저자의 의도를 알아 맞추는 거구나 라고요.
정말 잘못된 겁니다. 우리 국어교육이 좀 안타깝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문학 작품을 해석하는 방식은 너무나도 다양하고구요.
정답? 그런거 없습니다.
작품은 시대마다 다르게 해석되고 다르게 평가받습니다.
어떤 시절에는 작품이 숨겨진 걸작이었다는 평가를 받게 되고
어떤 시절에는 베스트셀러에 무슨 상도 휩쓸던 작품이 다음 세기에 잊혀지고
그런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납니다.
텍스트는 변하지 않지만
그걸 읽는 사람들의 환경이 자꾸 바뀌잖아요?
그러니까 같은 내용이라도 독자에게 시사하는 바는 달라지는 겁니다.
저자의 의도와 완전히 다른 해석을 한다고 해도 그건 잘못된게 아닙니다.
그렇게 해석 할 수 있습니다.
어느정도 근거와 논리를 제시할 수 있다면
문학 작품을 해석하는 방법은 수천 수만가지가 될 수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그럴 권리가 있다는 겁니다.
교과서에서는 뭐라고 뭐라고 합니다.
근데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난 이렇게 생각해!
여러분은 그렇게 읽으시면 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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