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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이미지


, 건드려주었다    저자 이상인|천년의시작 |2016.05.25



시인이 전남 담양 태생이라 그런지 전남 지역을 배경으로 쓴 시들이 많다. 기대하지 않고 읽었는데 괜찮은 시들이 여럿 수록되어서 마음에 든다.

이미지가 살아 있는 시들이 많다. 시인이 시어를 다루는 감각이 타고났다. 나도 이렇게 시를 쓰고 싶다. 역시 시는 재능의 영역이다.

<애기사과>라는 시를 보니 이뤄질 수 없는 오타쿠의 사랑을 묘사한 느낌의 시라서 곱씹을수록 기분이 묘해진다. 제목 탓인지 뜬금없이 애기복어가 별명인 모 정치인이 떠오른다.

시인이 자연 속 대상들을 통해 인간 사회를 묘사한다. 원고 관련 자료 조사 목적으로 <거리로 나온 넷우익>을 읽다가 이 시집을 읽어서 그런가. 여러 자연 속에서 살아 숨 쉬는 몰아치는 파도 같은 생명의 기운을 대중, 민초와 비유해 쓴 느낌이다.

<세 명의 내가 쓴 시>란 시를 읽으며 내 얘기 같았다. 꿈속에서 떠오른 문구나 이야기 등 잠에서 깨어나면 머릿속에서 대부분 사라진다. 안타까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붉은 주머니>란 시는 선정적인 시어가 쓰이지 않았으나 성적인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순수한 나는 잘 익은 감처럼 얼굴을 붉혔다.

후반부의 시들은 전반부만큼 마음에 와닿지 않았으나 자연을 통해 인간 사회를 그려내는 솜씨는 여전히 볼만하다.

<삶이 나를 속일지라도>란 시는 독갤러의 독서 이야기를 보는 듯했다. 내 착각인지 모르겠으나 시집 전반부에 시인의 기량을 다 쏟아낸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반복되는 시인의 시 형식에 익숙해져 무심하게 후반부의 시들을 지나친 것일지도 모른다.

시들이 대체로 괜찮다. 역시 믿고 보는 <천년의 시작> 시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