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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 단편집은 아마 솔vs현대문학 둘 중 하나일 텐데,



솔판 이주동역으로 읽다가 현대문학 방벽덕역을 훑어보니



디테일 측면에서 한두 단계 정도, 약간 더 나은 듯?



(문체의 우아함 측면에서는 솔판이 한두 단계 정도 더 나은 거 같다. 한 권짜리가 없어서 아쉽지만 문장의 리듬 면에서는 박환덕역도 좋긴 한 듯.)



카프카 문체의 장점은 역시 온갖 기이한 것을 묘사하면서 표면적으로는 매우 뛰어난 고전주의적 청신함을 유지하는 이중성인 것 같다.



아우어바흐는 고전주의적 문체의 특성을 "수사법이 리얼리티를 억압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리얼리티를 형성하면서 그것을 단단하게 굳혀 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으로 정의했는데,



말하자면 고전주의적 문체의 장점은 장식적 수사와 리얼리티의 표현을 고도로 복잡화된 우아한 단순명료함 속에서 통합한다는 데 있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감각은 확고한 문예 전통 밖에서는 익히기가 상당히 어려울 것이다.



카프카 문학은 클라이스트에 대한 패러디적 성격을 가지며,



그러니까 우리가 패러디의 대상을 알지 못하면 물론 패러디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클라이스트에 대한 이해 없이는 카프카에 대한 이해는 상당히 제한될 것이다.



인터넷에서 클라이스트에 대한 좋은 글을 발견했는데, 츠베타예바 시선집 <끝의 시>의 번역자 이종현 선생님의 글이다.



- 재앙에 맞서는 반란: 하인리히 클라이스트의 <미하엘 콜하스>: http://www.nomadist.org/s104/G3_Webzine_review_phil/164992



몇 부분을 인용하자면:



"그런데 독문학자 볼프강 보이틴은 <독일문학사>에서 카프카 산문의 특수성으로 꼽히는 ‘간결하고 극적인 형식과 표면적인 객관성’이 사실은 클라이스트에게서 먼저 나타났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클라이스트는 카프카의 직속 선배인 셈이다."



"영웅들의 업적을 기리는 서사시나 비극, 인간 내면의 깊음을 전하는 서정시와 다르게 소설의 ‘작음’은 인간의 ‘보잘것없음’에 방향 잡혀 있다. 웅대한 세계에 비해 한없이 ‘작은’ 소설의 인간은 그 세계 안에서 복작대며 살아간다. 그런데 소설의 이러한 일반적인 성격규정과 다르게 클라이스트의 주인공들은 상당히 ‘크다.’"



그러니까 카프카 문체의 '표면적인 객관성'은 카프카의 상상력을 논할 때 필수불가결한 부분이다. - 카프카의 상상력은 카프카의 문체와 불가분의 것이다.



그리고 카프카의 등장인물들의 극단적인 '무의미성'은, 클라이스트의 등장인물들의 극단적인 '비극성'에 대한 역전된 패러디로 독해된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독해 속에서 카프카는 지극히 포스트 모던적인, 탈중심적 작가로 나타나는 것일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