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카르트는 최초로 중세를 벗어나서 현대까지 이어지는 근현대적 세계관의 문을 연 철학자야. 어찌 보면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는 모른다고 해도, 현대인이라면 데카르트는 이해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지. 데카르트는 이미 당대에 지식인들 사이의 슈퍼스타였고, 사후에도 그 평가는 이어지고 있어. 비록 데카르트의 주장에 대한 비판은 오늘날 철학 교육의 기초에 해당할 정도로 널리 퍼져 있지만(주 1),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철학과 정신은 생명력을 잃지 않고 우리들의 마음 속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지. 설령 우리가 그런 사실을 잘 의식하지 못한다고 해도 말이야.
오늘날에도 대중심리적(folk psychological) 사고를 하는 대중이나 해당 종교의 영적 세계관을 믿는 종교인들을 제외하면, 지적 훈련을 받은 사람들은 몸과 마음의 문제에 있어서 일원론적 입장을 지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 즉, 정신적 개체(예를 들면 종교에서는 영혼이라고 부를)와 육체적 개체(물리적인 육체)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어느 하나, 대다수의 경우 두뇌를 포함한 육체만이 존재한다는 생각이야. 비록 우리가 정신이라고 부르는 인간의 활동의 모든 기계적/생물학적 원리가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원론적으로 인간의 그 "정신"은 결국 두뇌, 혹은 신경계, 혹은 물리적 육체 전체의 구조 및 작동에서 분리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이지. 이에 따라서, 영혼이란 미신에 불과하다/사후세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부수적인 결론이 자주 따르지. 어쩌면 이 부수적인 결론이 대부분의 사람들을 이 몸과 마음의 문제에 관한 고찰로 이끄는 가장 강한 모티베이션(귀신이 정말 존재할까? 사후 세계란게 정말로 있을까?)일지도 모르고 말이야.
데카르트의 제 1철학에 관한 성찰(혹은 짧게, 성찰)을 보면, 그가 어떻게 그 유명한 그의 방법론적 의심을 통해서 우리를 놀라운 회의와 의심으로 이끌고, 거기서부터 또 다시 극적인 결론을 이끌어 내는지가 아주 잘 드러나 있어. 그리고 그 극적인 결론에는, 나는 존재한다, (육체를 포함하는) 물질은 존재한다—데카르트의 놀라운 의심에는 물질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명제가 포함되기 때문에—, (그 존재하는) 나는 육체가 아니다와 같은 명제들이 포함되어 있지.
앞에서 말했듯이, 데카르트는 오늘날의 현대인들의 세계관의 기초를 마련한 사람이지만, 정작 본인은 현대인들과 달리 영혼(그리고 신)의 존재를 믿었어. 아이러니지.(주 2) 어떻게 그렇게나 신중한 그가 우리 현대인들이 보기에 우스워 보이는 결론에 도달했는지, 그러니까, 왜 의심 많고 똑똑한 우리의 데카르트가 "유령"이 존재한다고 믿게 되었는지, 상당히 흥미롭지 않아?
앞으로 데카르트의 대표작인 "제 1성찰에 관한 성찰"의 내용을 분석하면서, 데카르트의 그 성찰을 다시금 되짚어 보자. 첫번째 성찰부터 여섯번째 성찰까지 6개의 글을 쓸 생각이야. 흥미를 가져 준다면 고맙겠다.
(주 1) 사실 데카르트 당대부터 이미 강력한 비판들이 있었지. 보헤미아의 공주, 팔츠의 엘리자베스가 데카르트와 주고 받은 편지에서 제시한 비판이 특히 유명해.
(주 2) 물론, 이러한 아이러니가 그렇게 드문 것은 아니야. 어떤 새로운 분야를 창시하고 패러다임을 바꾼 선구자들은 정작 본인은 과거의 패러다임 하에서 성장해 왔기 때문에 자신이 바꾼 패러다임을 완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
송과선 마렵다.... 데카르트 성찰은 추
아인슈타인만 보더라도 양자역학이 탄생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쳤지만 정작 본인은 불확정성 원리를 죽을 때까지 인정하지 않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