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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학년도 LEET에는 베너타의 반출생주의에 관한 글이 지문으로 나왔는데


그 제시문과 문제의 수준이 형편 없다.


제시문은 일단 베너타의 논증을 요약하고 터무니없는 반론 몇 개를 덧붙인 뒤


'베너타의 논증이 옳다면 부모님께 감사할 필요가 없어지니 베너타 주장의 정당성에 대해 비판적으로 생각해봐야 한다'라고 끝맺는다. (K-유교 맛이 오때?)


위 짤의 25번 문제도 참 형편 없다.


답은 2번인데


그러니까 만약 태어났을 때 쾌락은 많이 경험하고 고통은 조금 경험한다면 태어나는 게 더 낫지 않겠냐는 소리다.


그러나

<애초에 안 태어나서 쾌락이 없는 상태는 태어나서 쾌락이 있는 상태보다 나쁘지 않다.>

바로 이게 베너타 반출생주의의 핵심 뽀인트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이를 이해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돈 많고 예쁘고 잘 생기고 성격 좋고 항상 좋은 일만 생겼던 아이 셋 있는 부부가 넷째를 낳을까 말까 고민 중이라고 해보자.

아이 이름도 철수라고 미리 짓고 낳을려고 하다가 걍 말았다.


시간이 흘러 그 부부가

"아 넷째 낳았으면 울 가족 더 꿀잼이었을 텐데"하고 아쉬워할 수는 있다.

그러나 "철수에게 무언가 아쉬운 일이 생겼다."라고 철수를 위해서 안타까워할 수는 없는 것이다.

반면

이번에는

그 부부가 이제 5월 안에 임신할 계획을 세우고 검진차 산부인과에 갔는데

의사가 지금 부인이 어떤 병에 걸려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5월에 임신해서 애를 낳으면 애가 팔 한 쪽이 없이 태어나고

치료하고 6월에 임신해서 애를 낳으면 문제 없이 아이가 태어난다고 했다고 해보자.

미친 사람이 아니고서는 두말할 것 없이 치료하고 6월에 임신해서 애를 낳는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원래 계획대로 5월에 임신해서 태어날 아이 A는

6월에 임신해서 태어날 아이 B와 다른 사람이다.

즉, A에게 고통(장애)이 없게 하기 위해서 A가 애초에 안 태어나는 게 좋다는 판단을 우리는 내린다는 것이다.

정리하면

애초에 A가 안 태어나서 A에게 고통이 없는 것은 A에게 좋은 일이지만,

애초에 A가 안 태어나서 A에게 쾌락이 없는 것은 A에게 나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