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서 보라매역 가는 5623번 버스는 항상 혼잡함
병원갔다 오는 길에 5623번 탔는데 오늘도 만원임
내가 기둥이나 손잡이를 잡을 공간이 없는거야
창문쪽에 가로로 설치된 손잡이 봉이 있어서 그걸 잡으려고
사람들한테 잠시만요 지나갈게요 했는데 의자 바로 앞에 틀딱이 서서 안 비켜주네
그때 드는 생각이 조금만 비켜주면 내가 봉을 잡을 수 있는데
틀딱 새끼 양보도 안 해주고 화가 나는거야
그때 명상록의 내용이 떠올랐다
화나 분노가 생길 땐 그 화나 분노를 일으키는 생각의 판단 자체를 하지마라고 했음
판단을 내리지 않으면 화가 나지 않는다
나는 순간 이 틀딱이 배려가 없구나라는 판단을 하고 있었고 그 판단 때문에 화가 난거야
이 틀딱이 비켜주면 내가 봉을 잡을 수 있는데 틀딱 때문에 봉을 잡을 수 없어서 난 불편하고 힘들게 있어야 한다는 판단
이게 잘못된거구나 생각하고 틀딱에 대한 판단을 거두는 순간 화도 같이 사라지더라
틀딱이 나쁜 짓을 한 건 아니잖아 내가 한 요청을 거절 했을 뿐이고 그 자신만의 생각이 있었겠지
명상록에서는 또 분명한 잘못을 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화를 내지 않는 방법으로
무화가나무의 열매에서 신맛이 나지 않기를 바라고 갓난아기들이 울지 않기를 바라는 것처럼
악인들이 잘못을 저지르지 않기를 바라는 것과 그런 것에 대해서 화를 내는 것은 내 마음의 상태가 잘못된거라고 했음
명상록의 명언들을 잘 실천하면 생활속에서 화를 많이 다스릴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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