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라는 기준에 대해서 많이 갈리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순수는 문명에 물들지 않는 사고라고 생각해.
보통 사람들이 말하는 순수한 사람은 가식이나 꾸밈없는 사람을 지칭하는데, 나는 이런 심리적인 개방이 순수라고 생각되지 않더라. 오히려 추악한 사회의 프레임이라고 생각되더라. 그러니까, 이런 사람이 좋다는 식으로 묘사하지만 정작 그렇게 행동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현실이잖아. 그렇게 살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타인을 위한 순수가 그런거라고 생각되더라. 그보다는 문명에 물들지 않고 어느 체제나 집단에 불응하면서 자신만의 사고를 가진 사람이 순수하다는 생각이 오래전부터 들더라. 때가 묻지 않았다는 미사여구가 아닌, 타인의 사고에 간섭받지 않고 자신의 주관을 지키는 사람이 ㅇㅇ
그런 점에서 순수한 남자의 모습이라고 한다면 자신의 이상에 부딪쳐서 깨진 라스콜리니코프나 자기 좆대로 행하는 조르바가 순수한 인간의 모습이라고 생각함. 문제는 순수한 남자의 이상향은 대체로 자율적인 사고가 부각되고 그런 예시는 많은데, 순수한 여성의 이상향은 대체로 남성에게 순응하면서 박고 쉬은 형태, 그러니까 백치미같은 모습으로 많이 그려져서 많이 아쉬웠어.
그래서인지 쿳시의 추락을 읽었을 때, 반갑더라.
오래 전부터 그려왔던 순수라는 이상을 잘 그린 여성을 찾은 느낌이었거든.
지식인의 자식으로 태어나서 레즈비언이라는, 야생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는 문명의 기호(하지만 본능의 의거한)를 가지고 있으면서 지역 토착민들의 야만적이고 폭력에 세례당하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덤덤함이 순수하다고 생각되더라.
밑에서 순수한 여성이 나오는 인물을 찾길래 심심해서 내 기준으로 글을 써봄. 물론 글쓴이가 원하는 인물은 이런 인간상이 아니겠지만~.~
추락 두 번 읽으면서 가장 이해 안 가고 가장 답답하던 년...
ㄴ 난 앞으로 수십 번 더 읽는다 해도 이해 못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