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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이의 얼굴 속에 다른 한 생명이 맑게 꽃 피는 소리를 듣는다> 감상


그 아이의 얼굴 속에 다른 한 생명이 맑게 꽃 피는 소리를 듣는다    저자 편집부 외 ||2004.06.25


충북과 제주 작가회의 공동 시집이다. 충북과 제주 출신 문인들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소개글에서 문학적 광기에 대해 논한다. 드러내거나 제대로 풀어내지 못할 뿐 모두가 광기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시작부터 기대하게 하는 문구에 사로잡힌다.

확실히 시인별로 시가 제각각 느낌이 다르다.

이원익 시인의 <도시의 여자는 모른다>란 시를 내 방식대로 새로 쓰고 싶다. 제목이 마음에 들지만 내용이 별로였다. 요즘 걸그룹 르세라핌의 멤버 김가람이 한창 논란인데 왜 논란인지 잘 모르겠다. 시골 여자 중 김가람 같은 여자들이 많다는 걸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 답답할 때가 있다. 도시의 여자는 모르는 시골 여자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그려낸 시를 쓰고 싶다.

양영길 시인의 작품이 괜찮다. 시집에 이름 올린 시인 중 이력도 가장 괜찮은 것 같다.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6.25나 남북 관계와 관련된 시가 여럿 보인다. 지나치게 올드한 시들도 많다. 시인들이 1960년대 이전 태생이 많아서 그런가. 현대시에서 볼 법한 기교나 세련미를 시집에서 찾기 힘들다.

민족주의 성향의 시들도 종종 눈에 띈다. 시집 출간 연도가 2004년인데 20세기 중후반에 쓰일 법한 느낌의 시들이다.

이 시집에서 유일하게 아는 이름인 도종환 시인도 눈에 띈다. 아마 이 시집에 이름을 올린 시인 중에 가장 인지도가 높은 시인일 듯하다.

노창선 시인의 시도 괜찮다. 따로 시집을 찾아보고 싶을 만큼 시가 좋았다. 가장 문학적 광기를 잘 드러냈다.

우연하게도 이력이나 학력이 좋은 시인들이 이름값을 하듯 괜찮은 시를 쓴다.

제주 4·3 사태를 표현한 시도 간혹 보인다. 제주에 꽤 큰 트라우마를 안긴 사건으로 보인다.

정치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시들은 읽기 불편하다. 색채가 지나치게 짙다. 당장 화염병과 쇠파이프를 들고 시위하러 나갈 기세의 기운이 넘쳐난다.

김명숙의 시도 좋다. 꽤 날카로운 분위기의 시를 수록한 것과 달리 이력은 아동 문학가이다. 마치 슬레이어나 메가데스 같은 으스스하고 공격적인 음악을 하는 메탈 밴드 멤버들의 본업이 어린이 뮤지컬 배우인 것을 보는 느낌이다. 시와 이력이 이질적인 특이한 시인이다.

김광렬 시인의 시도 내 취향이다. 지독하고 비관적이며 자극적인 내용과 시어들이 마음에 든다. 이 시인의 시집도 따로 찾아보고 싶다.

김경훈의 <멸망의 지름길로 제 무덤을 파거라>라는 시는 경악스러울 만큼 선동적이고 반미 성향이 짙은 시였다. 예전에 전교조로 추정되는 교사들에게 수업과 무관한 반미 교육을 받던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강창범 시인도 괜찮다. 이 시집에서 나름 세련된 시를 구사한다.

강덕환 시인의 시는 한이 서린 느낌이다. 마음에 든다.

강금중의 <비가 왔습니다>라는 시로 마무리를 짓는다. 전반부에 비해 후반부에 수록된 시들이 대체로 괜찮았다. 다만 역사의식에 지나치게 과몰입한 시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프로파간다를 과도하게 앞세우면 문학성과 작품성을 해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배우게 되었다. 왜 디스토피아 소설 <아름다운 세계>가 독자님들께 많은 비판을 받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거울 치료를 하듯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제 거울 보면 만나러 갈 수 있는 친구와 덕질을 하러 떠나야겠다. 포르노보다 더 외설적인 프로파간다에 심취할 바에 아이돌과의 유사 연애 감정과 망상에 빠지는 게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될 듯하다. 시에 절여 말랑말랑해진 뇌세포를 올바르게 바꿀 시간이 왔다. 크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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