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간하면 직접 찾아보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안나와서 질문 글 씀

유튜브 댓글에서 본 글이고 소설 인용 같은데 구글 뒤져봐도 안나오네

영상이랑 별 상관 없지만 링크 남김

https://www.youtube.com/watch?v=j0Tk8OehCqQ&ab_channel=%EC%BD%94%EC%9D%B8%EC%99%95%EA%B5%B0%EB%B0%A4%EA%B0%93



참을 인 셋이면 살인도 피한다잖아요? 근데 더 이상 못 참을 것 같아요. 반년 전부터 기다려온 영화였다고요. 초반 오프닝은 정말 소름이 돋더라니까? 한 장면 한 장면 놓치지 않으려고 눈에 불을 켜고 있는데, 아니 글쎄 뒷자리 애새끼들이 울기 시작하더라고요. 애들 엄마란 사람은 말릴 생각도 없이 천하태평이란 말이지. 그래도 거기까진 참았다고. 김 선생님한테 상담받는 사람 중에선 내가 꽤 인내심이 좋은 편이잖아? 근데 정말 날 화나게 한 건 그 이후였어. 스태프가 와서 말리니까, 엄마라는 사람이 글쎄 “애기들이 좀 울 수도 있지, 제가 어떡하란 말이에요!”라네? 내가 얼마나 고대하던 영환데, 그것들이 다 망쳤어. 이건 참을 수가 없다. 그 잘난 면상을 한 대 갈겨주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겠다, 그래서 냅다 까버렸지 뭐.  요즘은 왜 이렇게 짜증 나는 사람이 많은지 모르겠어. 아니, 내가 예민한 게 아니라니까. 요즘 사회에 병신 같은 것들이 참 많이 늘어났어요. 아니 잡것들은 금연구역이란 표지판이 보이지도 않는 거야? 하여간 아무 데나 침 뱉고, 꽁초 버리고. 야만인들이 따로 없다니까. 또 지난주에는 카페에서 진득하게, 그간 못 읽은 책 좀 읽으려고 했단 말이야? 좋아하는 마끼아또도 시키고, 푹신푹신하게 담요도 깔고 기분 좋게 책 첫 장을 피는데! 그 노무 벨 소리, 그것도 ‘삑빽삑빽’ 있잖아. 그거그거, 아침잠 많은 애들이 알람으로 하는 그거. 순간 살인 충동이 확! 돌더라니까. 공공장소에선 매너모드도 모르나? 진짜 미개한 것들이 왜 이리 판치는지 모르겠어. 다 뒈졌으면! 사회는 발전하는데, 왜 시민의식들은 이런지 참! 내가 너무 예민한가? 그런 거 아니지? 어이, 김 선생. 당신은 거짓말이 너무 서툴다니까. 마음에 없는 소리를 할 때는 다리를 덜덜 떤단 말이지. 흔들지 좀 마. 복 나가요!  흠흠. 남 이야기 들어주는 게 직업이라는 사람이 말이야. 항상 눈이 퀭~하고, 다크서클이 턱까지 내려와서는. 쯧쯧. 김 선생님 같은 사람이 무슨 걱정이 있다고 만성 불면에 시달리는 거예요? 하여간, 어쩔 때보면 김 선생 같이 겉으로는 멀끔해 보이는 사람이 속은 더 음흉한 경우가 많은 것 같다니까. 이유 모를 욕구불만에 허덕이는 사람처럼 허허. 소원이 푹 자는 거라고? 나도 불면증을 앓아봐서 아는데! 그거 별거 없어요. 그냥 규칙적으로 운동만 하면 돼! 그렇게 열심히 살다 보면, 알아서 곯아떨어질걸? 세상 참 편하게 사셨구먼. 그런 게 뭐 걱정거리라고! “삐리리리” 어이구, 잠시 전화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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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지금 이 물은 머그잔 모양을 하고 있잖아요?” 뜬금없는 L의 이야기에, 하품을 하던 김의 눈이 동그래졌다.  “물은 잔 모양을 하고 있어야 한다, 라는 사회적 규범에 따라 바른 모양을 취하고 있는 거죠. 하지만,”  L은 무표정한 얼굴로 밥그릇에 물을 따르며 말했다.  “이렇게 하면 밥그릇 형태가 되기도 한답니다.”  L의 기이한 옷차림 때문에 힐끔힐끔 쳐다보는 시선이 있었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이른바 표준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현대 사회에서는 그에 맞춰 자기 자신을 변화시켜야 할 필요성이 있는 거예요.”  “자기가 어떤 사람이고, 무얼 좋아하는지 관계없이, 그저 사회의 기준을 따라 잘 변해주는 것이 ‘사회생활 잘하는 사람’이니까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레디메이드 인생이라 이건가…”  L은 물이 담긴 밥그릇을 그대로 테이블에 엎으며 말했다.  “그렇다기보다는, 현대인들은 본래의 모양이 없다는 겁니다.”  옆에서 어쩔 줄 모르는 종업원을 포함한 모든 식당 안 사람들이 L을 쳐다봤다.  “결국 같은 물인데 컵 속에 있으면 착한 물, 엎질러지면 나쁜 물이라니. 하하하, 웃기지 않나요?” “김 선생님은 그간 머그잔 안의 물처럼 인생을 살아오셨겠죠, 사회의 기준에 맞춰, 잘~ 닦인 오솔길을 따라 그저 걷기만 하는, 누구나 부러워할만한, 성공한 인생.”  고개를 두 번 가로저으며, 김 선생이 입을 뗐다.  “아니. 나라고 꼭 그런 평탄한 인생만 살진 않았다고, 학창시절엔 부모랑 대판 싸우고 한 달 넘게 집에 안 들어간 적도 있어.”  L은 그런 김을 힐끔 쳐다보더니 웃으며 대답했다.  “가출하기, 방문 쾅 닫기, 학교 빼먹기… 등의 그런 반항조차 사회 표준에 등재된 것뿐, 만약 그런 표준조차 없었다면”  L은 김의 퀭한 눈을 응시하며 말을 이어갔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조차 몰랐을 거예요. 기쁠 때 웃지도, 슬플 때 울부짖지도, 화날 때 소리치지도 못한 채로.”  “그게 아니라…”  김은 테이블에 가린 왼쪽 허벅지를 심하게 떨며 L을 슬쩍 쳐다봤다.  “본인이 특별하다는 생각을 갖고 계셨나요? 해외에서 딴 박사 자격에, 누구나 우러러보고, 남들 인생을 이끌어주는 자신이 흔해 빠진 인간들과 다를 게 없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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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은 ‘인간극장’을 보며 감정을 배설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안타까운 사람들의 사연을 보고 공감의 끄덕임과 동정의 눈물을 흘리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레토르트에 불과했다. 간단한 조리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쉽게 먹을 수 있는. 자, 여기 공감의 눈물 한 방울 나왔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그들의 고통과 자신의 고통을 저울질하며, 자위하는 일상의 반복. 매일 다른 사람을 상대하며 인생의 동반자라고 된 것 마냥 아무리 떠들어 봐야, 2시간 후면 한순간에 생판 남이 되어버린다. ‘운수 좋은 날’ 속 김 첨지의 대용품들. 찰나의 카타르시스를 주기엔 충분한 만남들. 싸구려 만남이라도 헤어짐은 허망하다. 연인과의 헤어짐, 친구와의 헤어짐, 가족과의 헤어짐. 사람과의 헤어짐. 다년간 쌓인 내담 경험이 그렇게 말하고 있다. 물질과의 헤어짐 역시 그와 크게 다르지 않다. 김의 유일한 취미는 베개를 사 모으는 것이었다. 어느덧 베개가 장롱 안을 꽉 찰 만큼 모았지만, 그것들 중 ‘김의 것’은 없었다. 매일 밤 침대 위 잠자리가, 김에겐 차가운 아스팔트 길바닥보다 불편했다. 그는 잠자리에 누워 눈을 감을 때마다, 관 속에 있는 것처럼 느꼈다. 자기에게 딱 맞는 관 속. 몸통, 머리, 팔, 다리, 손, 발을 옥죄고 있는, 자기 자신을 똑 닮은 모양의 관. 그 관 속에선 조금의 몸부림도 허용되지 않았다. 형태, 크기, 길이, 높이가 1cm도 탈선하지 못하도록 재단되어 있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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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으론 안 죽는다고? 잠을 못 자면 모든 게 희미해진다. 불면증, 무기력증이 꽉 차게 담긴 거울을 보며 김이 말했다. 나는 누구지? 대답이 명확하지 않아도 좋아. 시간이 걸려도 좋아. 생각해보자. 기계처럼 하드디스크 속 정보를 검색하려는 것이 아니야. 느낀 그대로 대답해봐. 나는 누구지? 김XX? 이름이 아냐, 타인과의 식별을 위해 부모가 만들어준 껍데기를 묻고 있는 게 아냐. 심리상담사. 상담사 따위의 사회적인 신분을 벗겨내고 나면, 나는 누구지? XX살의 남자. 연령, 성별 따위의 사회적 라벨을 알고 싶은 게 아니잖아. 라벨를 뒤집어쓰고 있는 나 자신은 누구지? 어차피 사람은 모두 라벨 덩어리가 아닐까? 나도 양파처럼 라벨이라는 껍질을 전부 벗겨내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 걸까? 나는 부모, 친구, 동료, 사회 같은 것들에 의해 만들어져 있을 뿐인 그런 존재인가? 도대체 나는 누구지? 나는 나야. 그래. 나는 나야. 이미 나 자신도 알고 있겠지. 나는 진정한 자기 자신이 없는 게 아냐. 진정한 내면을 아는 게 두려운 거지. 남들의 기준만 따라서, 쭈욱 그렇게 살아왔었으니. 그런 것들에 저항하려고 해도 그 저항 역시 라벨에 불과했다는 것도 사실은 알고 있었어. 이제껏 내 생은, 사회적 인간으로 살아남기 위한 라벨지옥 속에서, 끝없이 자기 자신을 죽여가기만 했었구나.  이 삶은, 필요도 없는 물질을 사기 위해, 원하지 않는 쳇바퀴의 연속이었다.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이유 모를 공허함. 익숙해져 버린 카타르시스, 정수기의 물, 따뜻한 아침수프, 가솔린 자동차, 치솟은 고층 집. 그것들은 영광의 상처다. 영광에 취해 그냥 내버려 두면 곧 덧나 버리기 마련. 상처를 소독하는, 순간의 고통이 겁나서 꾸물대다가는 더 위험해진다. 이곳은 묘지다! 구더기가 끓는 관이다! 더 이상 구더기가 들끓지 못하게 온몸을 발버둥 쳐서 다 부숴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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