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원래 책을 싫어하는 편은 아니어도 굳이 일부러 찾아 읽지도 않는 편이었음


그러다가 고3 때 교내 백일장을 했는데, 어쩌다가 운문에서 내가 문이과 통합 장원을 먹어버림 (난 이과)


담임 선생님한테 처음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땐 그냥 조금 신기하고 기분 좋은 정도였는데


놀랍게도 내가 쓴 시가 교무실에서 선생님들 사이에 꽤나 이슈가 되었던 모양임


만장일치로 장원에 뽑힌데다가 백일장이랑 관련 없는 선생님들도 돌려 보고, 수업에 들어오는 선생님들마다 칭찬하고


심지어 어떤 젊은 여자 선생님은 내가 쓴 시가 너무 좋아서 외우셨다고 하셨음


그게 난생 느껴본 적 없는 기묘한 희열을 줬던 것 같음. 시험을 잘 봤을 때나 그림을 잘 그렸을 때 받은 칭찬과는 뭔가 느낌이 달랐음


그 묘한 희열이 가라앉지가 않다가 나중엔 문학을 너무 너무 접하고 싶어진 거임 (문학이 마려웠던 건지 문학소년 코스프레를 하고싶었던 건지)


마침 주변에 책 좋아하는 친구가 있어서 자연스럽게 걔 읽던 책 빌려서 책읽기를 시작했음


쓰고 보니 참 유아스러운 계기인데.... 그냥 갑자기 생각나서 끄적여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