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원래 책을 싫어하는 편은 아니어도 굳이 일부러 찾아 읽지도 않는 편이었음
그러다가 고3 때 교내 백일장을 했는데, 어쩌다가 운문에서 내가 문이과 통합 장원을 먹어버림 (난 이과)
담임 선생님한테 처음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땐 그냥 조금 신기하고 기분 좋은 정도였는데
놀랍게도 내가 쓴 시가 교무실에서 선생님들 사이에 꽤나 이슈가 되었던 모양임
만장일치로 장원에 뽑힌데다가 백일장이랑 관련 없는 선생님들도 돌려 보고, 수업에 들어오는 선생님들마다 칭찬하고
심지어 어떤 젊은 여자 선생님은 내가 쓴 시가 너무 좋아서 외우셨다고 하셨음
그게 난생 느껴본 적 없는 기묘한 희열을 줬던 것 같음. 시험을 잘 봤을 때나 그림을 잘 그렸을 때 받은 칭찬과는 뭔가 느낌이 달랐음
그 묘한 희열이 가라앉지가 않다가 나중엔 문학을 너무 너무 접하고 싶어진 거임 (문학이 마려웠던 건지 문학소년 코스프레를 하고싶었던 건지)
마침 주변에 책 좋아하는 친구가 있어서 자연스럽게 걔 읽던 책 빌려서 책읽기를 시작했음
쓰고 보니 참 유아스러운 계기인데.... 그냥 갑자기 생각나서 끄적여봄
시험도 잘 보거 그림도 잘 그리거 시도 잘 쓰거 희열이 가라앉을 새가 없을 듯
그림은 그래봤자 안배운 수준임
우리도 한번보여줘
쓴지 5년정도 돼서 기억 안남...
아니 사실 기억은 얼추 나는데 남사스럽다
그런게 어딨어 난 정말 궁금한데 너무 부끄럽다면 문학평론갤에 올려줘 ㅌㅋ
열심히 복원해보려고 해봤는데 역시 자잘한 부분에서 기억이 안나서 그때 맛이 안산다 ㅠ 못 보여주겠어 미안
재능충인데? 한국의 핀천이 되셈
나랑 너무 비슷해서 소름이 돋는다...
그거 재능이야 잘 써먹어
와 엄청난 계기네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