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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도서전에서 산 책. 테오리아 부스에서 팔고 있어씀.


표제작인 밀레나 밀레나 황홀한과 영국식 뒷마당 두 작품 수록. 두 작품 다 분량은 단편 중에서도 작은 편.



배수아 작가의 소설 세계는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아닐까 싶음.

  1. 에세이스트의 책상처럼 지적이고 미학적인 세계를 파고드는 유형.

  2. 상대적으로 현실의 사건에 뿌리를 내린 유형. 일반적으로 '소설'하면 떠오르는 그런 작품들.

밀레나는 전자에, 영국식 뒷마당은 후자에 속함.



밀레나의 주인공 험윤은 예술 영화 감독. 험윤이 자기가 제출한 영화 기획안이 지원 사업에 선정된 전후로 해서 하루 이틀의 짧은 시간을 다룸.



예술 애호가, 독서광 등 기존 배작가의 '에세이스트'적인 분위기가 물씬 들어가 있는 작품.



밀레나에서 핵심은 험윤이 찍으려는 신비로운 실험 영화의 스토리와 험윤이 우연찮게 발견한 한 권의 책 '밀레나에게 보내는 편지'(카프카와 관련된 작품으로 추정). 그리고 이 두 이야기는 나중에 극장에서 마주치는 여비서와의 교감으로 이어지면서 다층적인 레이어를 형성함.



영국식 뒷마당은 주인공 꼬마 소녀가 친척 중에서 정신병자로 취급 받고 외면 당하는 경희라는 인물과 비밀스러운 교감을 갖는 내용. 독특하고 매혹적인 성장담으로 읽힘.




섬뜩하면서 매혹적인 장면. 경희가 빈 종이로 된 공책을 읽으며 경희에게 영국식 뒷마당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대목. 이게 이 소설의 핵심으로 보임. 앞서 밀레나에서 험윤이 찍으려는 영화의 스토리와 경희의 빈 공책 속 '그림자' 이야기는 공통적인 은유를 사용하고 있는 것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