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문제 풀면서 부분적으로 읽었어서


나는 심지어 내가 '역사'라고 인식하던 부분과 김승옥의 다른 작품이라고 생각하던 것이


사실 같은 작품인지도 몰랐었는데




아 진짜 너무 좋은 글인데? 이거 번역되서 해외 사람들이 읽어도 되게 좋은 평가 받을 거 같음.


심심해서 읽어봤는데 참 잘한 거 같다.




피아노 소리가 그쳤다. 무의식중에 나는 방바닥에서 팔목시계를 집어올렸다. 내가 지금 무슨 행동을 했던가를 깨닫자 나는 쓴웃음이 나왔다. 피아노가 그친 시간을 재 보려고 했던 것이다. 그리고 나는 내일도 그 피아노가 그친 시간을 재서 그 시간들을 비교하여 이 집에 대한 혐오증의 이유를 강화시키려고 했던 것이다. 나는 자신에 대해서 어이가 없음을 느꼈다. 


이런 느낌이 드는 것은, 그것은 조금 전에 내가 서씨의 그 거짓 없는 행위를 회상했던 덕분이 아니었을까? 서씨가 내게 보여 준 게 있다면 다소 몽상적인 의미에서의 성실이었고 그리고 그것은 이 양옥 속의 생활을 비판하는 데도 필수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이 아닌가고 내게 생각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집으로 옮아온 다음날의 저녁, 식사 시간도 잡담 시간도 지나고 모든 사람들의 공부 시간이 되자 나는 홀로 내 방의 벽에 기대앉아서 기타를 퉁겨 보기 시작했을 때의 일을 기억하고 있다. 불현듯이 기타를 켜고 싶어지는 때도 있는 법이다. 그것은 감정의 요구이지만 그렇다고 비난할 건 못 되지 않는가. 


내가 줄을 고르며 음을 시험해 보고 있는데 다색(茶色)나왕으로 된 내 방문이 열리며 할아버지가 들어왔다. 그리고 나의 기타 켜는 시간은 오전 열 시부터 한 시간 동안 할머니와 며느리가 미싱을 돌리는 같은 시각으로 배치되었던 것이다. 위대한 가풍이 내게 작용한 첫 번이었다. 


그러나 그 이후 내가 내게 주어진 그 시간을 이용해 본 적은 하루도 없었다. 흥이 나지 않아서였고 하면 적당한 표현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