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주관적인 리스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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À la recherche du temps perdu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마르셀 프루스트)


오랜 시간, 나는 일찍 잠자리에 들어 왔다. 때로 촛불이 꺼지자마자 눈이 너무 빨리 감겨 '잠이 드는구나.'라고 생각할 틈조차 없었다. 그러다 삼십여 분이 지나면 잠을 청해야 할 시간이라는 생각에 잠이 깨곤 했다. 그러면 나는 여전히 손에 들고 있다고 생각한 책을 내려놓으려 하고 촛불을 끄려고 했다. 나는 잠을 자면서도 방금 읽은 책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했는데, 그 생각은 약간 특이한 형태로 나타났다. 마치 나 자신이 책에 나오는 성당, 사중주곡, 프랑수아 1세와 카를 5세와 경쟁 관계라도 되는 것 같았다. 이 믿음은 잠에서 깨어난 후에도 몇 초 더 지속되어 내 이성에 거슬리지는 않았지만, 내 눈을 비늘처럼 무겁게 짓눌러 촛불을 꺼졌다는 사실조차도 알아차리지 못하게 했다. 그러다 이 믿음은 윤회설에서 말하는 전생에 대한 상념처럼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되어 버렸다. 책의 주제는 나로부터 떨어져 나가, 나는 마음대로 책의 주제에 전념하거나 전념하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 이내 시력을 회복한 나는 주위의 어둠에 놀랐다. 내 눈에 부드럽고도 아늑한 어둠은, 내 정신에는 아무 이유도 없는, 이해할 수 없는, 정말로 모호하기만 한 그 무엇으로 느껴졌다. 몇 시나 되었을까 하고 생각했다. 기적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는 점점 멀어져 가더니, 마치 숲 속에서 우는 새의 노래마냥 거리감을 드러내면서, 나그네가 다음 역을 향해 발걸음을 서두르는 그 황량한 들판의 넓이를 그려 보였다. 그가 따라가는 오솔길은 새로운 장소, 익숙하지 않은 행동, 밤의 침묵 속에 늘 따라다니는, 낯선 램프 불 밑에서 나누었던 얼마 전의 대화와 작별 인사, 임박한 귀가의 감미로움에서 오는 흥분으로 그의 추억 속에 아로새겨질 것이다.


나는 어린 시절 뺨처럼 팽팽하고 싱그러운 베개에다 뺨을 갖다 대었다. 시계를 보려고 성냥을 켰다. 곧 자정이다. 여행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환자가 낯선 호텔 방에서 잠이 들었다가 갑작스러운 통증으로 깨어나 문 아래로 스며든 한 줄기 햇살을 보고 기뻐하는 순간이다. 얼마나 다행인가, 벌써 아침이라니! 곧 종업원들이 일어날테고 종을 울릴 수 있고, 그러면 누군가가 와서 보살펴 주겠지! 고통을 덜 수 있다는 희망이 아픔을 견뎌 낼 용기를 준다. 그때 마침 발자국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발자국 소리는 가까이 다가오더니 이내 멀어진다. 문 아래 보이던 빛줄기도 사라졌다. 자정이다. 가스등의 불도 방금 꺼졌다.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종업원도 떠났고, 그는 밤새 아무런 처방도 없이 고통에 시달려야 한다. (민음사, 김희영 역자)


원문: Longtemps, je me suis couché de bonne heure. Parfois, à peine ma bougie éteinte, mes yeux se fermaient si vite que je n’avais pas le temps de me dire: «Je m’endors.» Et, une demi-heure après, la pensée qu’il était temps de chercher le sommeil m’éveillait ; je voulais poser le volume que je croyais avoir dans les mains et souffler ma lumière; je n’avais pas cessé en dormant de faire des réflexions sur ce que je venais de lire, mais ces réflexions avaient pris un tour un peu particulier; il me semblait que j’étais moi-même ce dont parlait l’ouvrage: une église, un quatuor, la rivalité de François Ier et de Charles-Quint. Cette croyance survivait pendant quelques secondes à mon réveil; elle ne choquait pas ma raison, mais pesait comme des écailles sur mes yeux et les empêchait de se rendre compte que le bougeoir n’était plus allumé. Puis elle commençait à me devenir inintelligible, comme après la métempsycose les pensées d’une existence antérieure; le sujet du livre se détachait de moi, j’étais libre de m’y appliquer ou non; aussitôt je recouvrais la vue et j’étais bien étonné de trouver autour de moi une obscurité, douce et reposante pour mes yeux, mais peut-être plus encore pour mon esprit, à qui elle apparaissait comme une chose sans cause, incompréhensible, comme une chose vraiment obscure. Je me demandais quelle heure il pouvait être; j’entendais le sifflement des trains qui, plus ou moins éloigné, comme le chant d’un oiseau dans une forêt, relevant les distances, me décrivait l’étendue de la campagne déserte où le voyageur se hâte vers la station prochaine; et le petit chemin qu’il suit va être gravé dans son souvenir par l’excitation qu’il doit à des lieux nouveaux, à des actes inaccoutumés, à la causerie récente et aux adieux sous la lampe étrangère qui le suivent encore dans le silence de la nuit, à la douceur prochaine du retour.


J’appuyais tendrement mes joues contre les belles joues de l’oreiller qui, pleines et fraîches, sont comme les joues de notre enfance. Je frottais une allumette pour regarder ma montre. Bientôt minuit. C’est l’instant où le malade, qui a été obligé de partir en voyage et a dû coucher dans un hôtel inconnu, réveillé par une crise, se réjouit en apercevant sous la porte une raie de jour. Quel bonheur! c’est déjà le matin! Dans un moment les domestiques seront levés, il pourra sonner, on viendra lui porter secours. L’espérance d’être soulagé lui donne du courage pour souffrir. Justement il a cru entendre des pas; les pas se rapprochent, puis s’éloignent. Et la raie de jour qui était sous sa porte a disparu. C’est minuit; on vient d’éteindre le gaz; le dernier domestique est parti et il faudra rester toute la nuit à souffrir sans remède.


마르셀 프루스트의 걸작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전설적인 도입부... 중간에 읽다가 지쳐서 다시 도입부로 돌아올 때마다 더더욱 완독 해야겠다는 강박증을 갖게 만듦. 이 두 문단은 물론이고 그 뒤에 확장되어서 나오는 시간, 심리, 공간(특히 그가 묘사하는 방)에 관한 표현으로인해 내가 마치 프루스트로 살고 있는 것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킴. 여담으로 잃시찾 첫문장은 소설의 마지막 문장과 아름답게 연결된다고 함. 완독 후 재독할 때 느낌이 어떨까? 상상이 잘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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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e Verwandlung 변신 (프란츠 카프카)


어느 날 아침 뒤숭숭한 꿈에서 깨어난 그레고르 잠자는 자신이 침대에서 흉측한 모습의 한 마리 갑충으로 변한 것을 알아차렸다. 그는 철갑처럼 딱딱한 등을 대고 침대에 누워 있었다. 머리를 약간 들어 보니 아치형의 각질 부분들로 나누어진, 불룩하게 솟은 갈색의 배가 보였다. 금방이라도 주르르 흘러내릴 것 같은 이불은 배의 높은 부위에 가까스로 걸쳐져 있었다. 몸뚱이에 비해 애처로울 정도로 가느다란 수많은 다리들은 그의 눈앞에서 어른거리며 하릴없이 버둥거리고 있었다.


"나에게 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걸까?" 그는 생각했다. 이게 꿈은 아니었다. 좀 작기는 해도 사람이 살기에 손색이 없는 그의 방은 낯익은 사면의 벽에 조용히 둘러싸여 있었다. 풀어헤쳐놓은 옷감 견본 모음집이 펼쳐져 있는 탁자 위에는—잠자는 출장 영업 사원이었다—그가 얼마 전에 그림이 들어 있는 잡지에서 오려 내 아기자기한 금박 액자에 끼워 넣은 그림이 놓여있었다. 그림에는 모피 모자를 쓰고 모피 목도리를 두른 숙녀가 반듯한 자세로 앉아 있었다. 그녀는 그림을 보는 사람을 향해 팔뚝을 온통 가리는 묵직한 모피 토시를 들어 보이고 있었다. (열린책들, 홍성광 역자)


원문: Als Gregor Samsa eines Morgens aus unruhigen Träumen erwachte, fand er sich in seinem Bett zu einem ungeheueren Ungeziefer verwandelt. Er lag auf seinem panzerartig harten Rücken und sah, wenn er den Kopf ein wenig hob, seinen gewölbten, braunen, von bogenförmigen Versteifungen geteilten Bauch, auf dessen Höhe sich die Bettdecke, zum gänzlichen Niedergleiten bereit, kaum noch erhalten konnte. Seine vielen, im Vergleich zu seinem sonstigen Umfang kläglich dünnen Beine flimmerten ihm hilflos vor den Augen.


"Was ist mit mir geschehen?" dachte er. Es war kein Traum. Sein Zimmer, ein richtiges, nur etwas zu kleines Menschenzimmer, lag ruhig zwischen den vier wohlbekannten Wänden. Über dem Tisch, auf dem eine auseinandergepackte Musterkollektion von Tuchwaren ausgebreitet war – Samsa war Reisender –, hing das Bild, das er vor kurzem aus einer illustrierten Zeitschrift ausgeschnitten und in einem hübschen, vergoldeten Rahmen untergebracht hatte. Es stellte eine Dame dar, die, mit einem Pelzhut und einer Pelzboa versehen, aufrecht dasaß und einen schweren Pelzmuff, in dem ihr ganzer Unterarm verschwunden war, dem Beschauer entgegenhob.


변신이 끝나자마자 시작되는 [변신]. 카프카의 상상력에는 끝이 없어서 그가 꾼 꿈은 현실로 재창조할 수 있는 듯 보인다. 여러 관점으로 대입하여 볼 수 있는 사실적인(리얼리즘적인) [변신]의 텍스트는 사람이 벌레가 되어버린 천재적이고 부조리한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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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by-Dick or, the Whale 모비 딕 (허먼 멜빌)


오, 진귀한 고래여, 그대가 사는 곳은

폭풍과 돌풍 몰아치는 대양 한가운데.

힘이 곧 권리인 그곳에서 살아가는

힘센 거인이시여, 가엾은 바다의 왕이시여.


고래의 노래


1. 어렴풋이 드러나는 것들


나를 이슈미얼로 불러달라. 몇 년 전—정확히 언제인지는 중요하지 않다—지갑에는 거의 돈 한 푼 없고 육지에는 딱히 흥미를 잡아끄는 것이 없었으므로, 나는 잠시 배를 타고 나가 세상의 바다를 둘러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내가 울화증을 떨쳐버리고 날뛰는 피를 잠재우는 방법이다. 입매가 험악하게 굳어질 때, 내 영혼이 부슬부슬 비 내리는 축축한 11월 같아질 때, 나도 모르게 관을 파는 상점 앞에 멈춰선다거나 마주치는 장례 행렬의 후미를 따라갈 때, 그리고 특히 극심한 우울증에 사로잡힌 나머지 일부러 거리로 나가 사람들의 모자를 차례로 쳐서 떨어뜨리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려면 엄청난 도덕심을 발휘해야 할 때, 그럴 때면 최대한 서둘러 바다로 떠나야 할 시간이 되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내게는 이 방법이 권총과 총알을 대신한다. 카토는 철학적 미사여구를 늘여놓으며 자신에게 칼을 들이댔지만, 나는 조용히 배에 오른다. 놀랄 일은 아니다. 바다를 알게 되면 신분을 막론하고 거의 모든 사람들이 언젠가는 바다에 대해 나와 비슷한 감정을 품게 될 테니까.


그리고 저기, 인도의 섬들이 산호초에 둘러싸여 있듯 부두에 둘러싸여 있으며, 사방에서 무역의 파도가 밀려오는 당신들의 섬 맨해튼시가 있다. 오른쪽으로 가든 왼쪽으로 가든 길은 바다로 이어진다. 시내 가장 끝자락에는 배터리공원이 있는데, 그곳의 웅장한 방파제는 파도에 씻기며 몇 시간 전만 해도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던 미풍에 몸을 식힌다. 보라, 그곳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사람들을.


꿈결 같은 안식일 오후에 도시를 거닐어보라. 콜리어스곶에서 코엔티스 선창까지 걸어간 다음, 거기서 다시 화이트홀을 지나 북쪽을 향해 걸어가보라. 뭐가 보이는가? 언젠가는 죽을 운명에 처한 수천 명의 사람들이 대양의 몽상에 빠진 채 말없는 보초병들처럼 시내 곳곳에 서 있다. 누구는 말뚝 지지대에 기대어 있고, 누구는 잔교 끝에 앉아 있으며, 또 누구는 중국에서 온 배의 뱃전 너머를 바라보고 있고, 누구는 마치 바다를 더 잘 보기 위해 안간힘을 쓰기라도 하듯 삭구위에 높이 올라가 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육지인들이다. 주일을 온통 욋가지와 회반죽으로 지은 건물 속에 갇혀서 보내는, 계산대에 묶여 있거나 의자에 못박혀 있거나 책상에 단단히 고정된 사람들. 그렇다면 이는 어째서인가? 푸른 들판은 사라져버렸나? 그들은 여기서 무얼 하고 있나? (문학동네, 황유원 역자)


원문: “Oh, the rare old Whale, mid storm and gale

In his ocean home will be

A giant in might, where might is right,

And King of the boundless sea.”


—Whale Song.


1. Looming


Call me Ishmael. Some years ago—never mind how long precisely—having little or no money in my purse, and nothing particular to interest me on shore, I thought I would sail about a little and see the watery part of the world. It is a way I have of driving off the spleen and regulating the circulation. Whenever I find myself growing grim about the mouth; whenever it is a damp, drizzly November in my soul; whenever I find myself involuntarily pausing before coffin warehouses, and bringing up the rear of every funeral I meet; and especially whenever my hypos get such an upper hand of me, that it requires a strong moral principle to prevent me from deliberately stepping into the street, and methodically knocking people’s hats off—then, I account it high time to get to sea as soon as I can. This is my substitute for pistol and ball. With a philosophical flourish Cato throws himself upon his sword; I quietly take to the ship. There is nothing surprising in this. If they but knew it, almost all men in their degree, some time or other, cherish very nearly the same feelings towards the ocean with me.


There now is your insular city of the Manhattoes, belted round by wharves as Indian isles by coral reefs—commerce surrounds it with her surf. Right and left, the streets take you waterward. Its extreme downtown is the battery, where that noble mole is washed by waves, and cooled by breezes, which a few hours previous were out of sight of land. Look at the crowds of water-gazers there.


Circumambulate the city of a dreamy Sabbath afternoon. Go from Corlears Hook to Coenties Slip, and from thence, by Whitehall, northward. What do you see?—Posted like silent sentinels all around the town, stand thousands upon thousands of mortal men fixed in ocean reveries. Some leaning against the spiles; some seated upon the pier-heads; some looking over the bulwarks of ships from China; some high aloft in the rigging, as if striving to get a still better seaward peep. But these are all landsmen; of week days pent up in lath and plaster—tied to counters, nailed to benches, clinched to desks. How then is this? Are the green fields gone? What do they here?


세문단을 필사해서 적어봤는데 문장을 쓸때마다 전율이 돋았다. 멜빌 그는 도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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Анна Каренина 안나 카레니나 (레프 톨스토이)


원수 갚는 것은 내가 할 일이니 내가 갚아 주겠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고만고만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 나름나름으로 불행하다. (문학동네, 박형규 역자)


모든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고, 모든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으로 불행하다. (열린책들, 이명현 역자)


행복한 가정은 모두 모습이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제각각의 불행을 안고 있다. (민음사, 연진희 역자)


모든 행복한 가정은 다소 제각각이고, 모든 불행한 가정은 다소 비슷하다. (마운트 타보, R.G 스톤로워 역자의 안나 아르카디1비치 카레니나 번역본을 유동이 번역)


원문: Все счастливые семьи похожи друг на друга, каждая несчастливая семья несчастлива по-своему.


러시아어 원문으로 읽으면 라임을 느낄 수 있다는데 나도 느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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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en años de soledad 백년의 고독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많은 세월이 지난 뒤, 총살형 집행 대원들 앞에 선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 대령은 아버지에 이끌려 얼음 구경을 갔던 먼 옛날 오후를 떠올려야 했다. 그 당시 마콘도는 선사시대의 알처럼 매끈하고, 하얗고, 거대한 돌들이 깔린 하상으로 투명한 물이 콸콸 흐르던 강가에 진흙과 갈대로 지은 집 스무 채가 들어서 있던 마을이었다. 세상이 생긴 지 채 얼마 되지 않아 많은 것들이 아직 이름을 지니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그것들을 지칭하려면 일일이 손가락으로 가리켜야만 했다. 매년 삼월경이면 누더기를 걸친 집시 가족 하나가 마을 어귀에 천막을 쳐놓고는 북을 치고 나팔을 불어대면서 아주 소란스럽게 새로운 발명품들을 선전했다. 처음에 그들은 자석을 가져왔었다. 덥수룩한 턱수염에, 참새 발처럼 생긴 손을 지닌 뚱뚱한 집시가 자신의 이름을 멜키아데스라고 소개했는데. 그는 자신이 <지혜로운 마케도니아 연금술사들이 만든 여덟 번째 기적>이라고 이름 붙인 그 자석을 가지고 무시무시한 공개 시범을 보여주었다. 그는 금속봉 두 개를 끌면서 이 집 저 집으로 돌아다녔는데, 냄비와 프라이팬과 부젓가락과 스토브가 놓여 있던 자리에서 굴러떨어지고, 못과 나사가 빠져나오려고 몸부림을 하는 바람에 나무들이 삐걱거리고, 심지어 오래전에 잃어버린 물건들까지도 예전에 제일 많이 찾아보았던 바로 그 장소로부터 나타나서는 멜키아데스의 그 불가사의한 쇠붙이 뒤에 되는 대로 엉겨붙어 끌려다니는데, 이를 본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라고 말았다. "물건들이란 제각각 생명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요, 영혼을 깨우기만 하면 다 되는 겁니다" 그 집시가 투박한 어조로 떠벌렸다. (민음사, 조구호 역자)


원문: Muchos años después, frente al pelotón de fusilamiento, el coronel Aureliano Buendía había de recordar aquella tarde remota en que su padre lo llevó a conocer el hielo. Macondo era entonces una aldea de veinte casas de barro y cañabrava construidas a la orilla de un río de aguas diáfanas que se precipitaban por un lecho de piedras pulidas, blancas y enormes como huevos prehistóricos. El mundo era tan reciente, que muchas cosas carecían de nombre, y para mencionarlas había que señalarlas con el dedo. Todos los años, por el mes de marzo, una familia de gitanos desarrapados plantaba su carpa cerca de la aldea, y con un grande alboroto de pitos y timbales daba a conocer los nuevos inventos. Primero llevaron el imán. Un gitano corpulento, de barba montaraz y manos de gorrión, que se presentó con el nombre de Melquíades, hizo una truculenta demostración pública de lo que él mismo llamaba la octava maravilla de los sabios alquimistas de Macedonia. Fue de casa en casa arrastrando dos lingotes metálicos, y todo el mundo se espantó al ver que los calderos, las pailas, las tenazas y los anafes se caían de su sitio, y las maderas crujían por la desesperación de los clavos y los tornillos tratando de desenclavarse, y aun los objetos perdidos desde hacía mucho tiempo aparecían por donde más se les había buscado, y se arrastraban en desbandada turbulenta detrás de los fierros mágicos de Melquíades. «Las cosas tienen vida propia –pregonaba el gitano con áspero acento–, todo es cuestión de despertarles el ánima.»


과거, 현재, 미래가 융합되어 있는 [백년의 고독] 그 유명한 첫문장은 소설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암시한다. 이야기가 실타래처럼 꼬여있는 [백년의 고독]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훌륭한 문장. 문단 전체에 흐르는 남미적인 문체 역시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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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lita 롤리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롤리타: 어느 백인 홀아비의 고백]. 이것은 내가 받은 기묘한 원고의 제목과 부제이며, 이 글은 그 원고에 붙이는 머리말이다.


(생략)


롤리타, 내 삶의 빛, 내 몸의 불이여. 나의 죄, 나의 영혼이여. 롤-리-타. 혀끝이 입천장을 따라 세 걸음을 걷다가 세 걸음째에 앞니를 가볍게 건드린다. 롤. 리. 타.


아침에 양말 한 짝만 신고 서 있을 때 키가 4피트 10인치인 그녀는 로, 그냥 로였다. 슬랙스 차림일 때는 롤라였다. 학교에서는 돌리. 서류상의 이름은 돌로레스. 그러나 내 품에 안길 때는 언제나 롤리타였다.


그녀 이전에 다른 여자가 있었던가? 그래, 당연히 있었다. 사실 내가 어느 여름날 첫번째 여자애를 사랑하지 않았다면 롤리타는 아예 없었을지도 모른다. 어느 바닷가 공국에서였다. 아, 언제? 그해 여름 내 나이는 그때로부터 롤리타가 태어나기까지의 햇수와 엇비슷했다. 살인자는 으레 이렇게 문장을 애매모호하게 쓰는 법이다.


남녀 배심원 여러분, 증거물 1호는 치품천사들이, 위풍당당한 날개를 지녔으나 무지몽매한 치품천사들이 부러워하던 그것입니다. 여기 뒤엉킨 가시 굴레를 보십시오. (문학동네, 김진준 역자)


원문: Lolita, light of my life, fire of my loins. My sin, my soul. Lo-lee-ta: the tip of the tongue taking a trip of three steps down the palate to tap, at three, on the teeth. Lo. Lee. Ta.


She was Lo, plain Lo, in the morning, standing four feet ten in one sock. She was Lola in slacks. She was Dolly at school. She was Dolores on the dotted line. But in my arms she was always Lolita.


Did she have a precursor? She did, indeed she did. In point of fact, there might have been no Lolita at all had I not loved, one summer, a certain initial girl-child. In a princedom by the sea. Oh when? About as many years before Lolita was born as my age was that summer. You can always count on a murderer for a fancy prose style.


Ladies and gentlemen of the jury, exhibit number one is what the seraphs, the misinformed, simple, noble-winged seraphs, envied. Look at this tangle of thorns.


[롤리타] 1부 1장은 매우 시적이며 매우 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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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Étranger 이방인 (알베르 카뮈)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모르겠다. 양로원으로부터 전보를 한 통 받았다. '모친 사망, 명일 장례식. 근조(謹弔).' 그것만으로는 아무런 뜻이 없다. 어쩌면 어제였는지도 모르겠다. (민음사, 김화영 역자)


원문: Aujourd'hui, maman est morte. Ou peut-être hier, je ne sais pas. J'ai reçu un télégramme de l'asile: «Mère décédée. Enterrement demain. Sentiments distingués.» Cela ne veut rien dire. C'était peutêtre hier.


충공깽... 다시 읽어봐도 계속 생각하게 만드는 신기한 명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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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Biblioteca de Babel 바벨의 도서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이 방식을 통해 당신은 스물세 개 글자가 어떻게 여러 가지로 변용되는가에 대해 엿볼 수 있다......


—음울의 해부, 제 2부, 2편, 4항


우주(다른 사람들은 <도서관>이라고 부르는)는 부정수 혹은 무한수로 된 육각형 진열실들로 구성되어 있다. 아주 낮게 난간이 둘려져 있는 이 진열실들 사이에는 거대한 통풍 구멍들이 나 있다. 그 어떤 육각형 진열실에서도 끝없이 뻗어 있는 모든 위층들과 아래층들이 훤히 드러나보인다. 진열실들의 배치 구도는 일정하다. 각 진열실에는 두 면을 제외하고 각 면마다 다섯 개씩 모두 스무 개의 책장들이 들어서 있다. 책장의 높이는 각 층의 높이와 같고, 보통 체구를 가진 도서관 사서의 키를 간신히 웃돌 정도이다. 책장이 놓여 있지 않은 두 면들 중의 하나는 비좁은 현관으로 통해 있다. 그 현관은 모두가 똑같은 형태와 크기를 가진 다른 진열실로 연결되어 있다. 현관의 왼편과 오른편에는 각기 아주 작은 방이 하나씩 있다. 하나는 서서 잠을 자는 곳이고, 다른 하나는 용변을 보는 곳이다. 현관에는 나선형 계단이 나 있는데 계단은 아득하게 위아래로 치솟거나 내려가 있다. 현관에는 거울 하나가 있다. 그 거울은 겉모양을 충실하게 복제한다. 사람들은 이 거울을 통해 <도서관>은 무한하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하곤 한다. (만일 실제로 그렇지 않다면 이 환영같은 복제는 왜 존재한단 말인가?) 나는 그 반짝거리는 표면이 무한을 반영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확증시켜 준다고 상상하기를 좋아한다...... 빛은 등이라는 이름을 가진 몇 개의 둥근 과일들로부터 유래한다. 각 육각형마다 서로 교차하는 형태를 이루고 있는 두 개의 등이 있다. 등들이 발하는 불빛은 충분치 않으나 꺼지지 않고 항상 켜 있다. (민음사, 황병하 역자)


원문: El universo (que otros llaman la Biblioteca) se compone de un número indefinido, y tal vez infinito, de galerías hexagonales, con vastos pozos de ventilación en el medio, cercados por barandas bajísimas. Desde cualquier hexágono se ven los pisos inferiores y superiores: interminablemente. La distribución de las galerías es invariable. Veinte anaqueles, a cinco largos anaqueles por lado, cubren todos los lados menos dos; su altura, que es la de los pisos, excede apenas la de un bibliotecario normal. Una de las caras libres da a un angosto zaguán, que desemboca en otra galería, idéntica a la primera y a todas. A izquierda y a derecha del zaguán hay dos gabinetes minúsculos. Uno permite dormir de pie; otro, satisfacer las necesidades finales. Por ahí pasa la escalera espiral, que se abisma y se eleva hacia lo remoto. En el zaguán hay un espejo, que fielmente duplica las apariencias. Los hombres suelen inferir de ese espejo que la Biblioteca no es infinita (silo fuera realmente ¿a qué esa duplicación ilusoria?); yo prefiero soñar que las superficies bruñidas figuran y prometen el infinito... La luz procede de unas frutas esféricas que llevan el nombre de lámparas. Hay dos en cada hexágono: transversales. La luz que emiten es insuficiente, incesante.


작가 로버트 버튼(Robert Burton)이 집필한 [우울증의 해부학] 혹은 [음울의 해부]의 본래 형식은 학술 논문이지만 쓰인 문장이나 구성이 매우 문학적이어서 영국의 몽테뉴(그의 별명)답게 에세이에 더 가까운 작품이라고 함... 이 책을 너무너무 좋아한 광팬이 있었는데 그가 바로 허먼 멜빌. 참고로 역자의 주석에 따르면 잘려져 있는 뒷문장은 "그 변용은 무한할 정도로 다양하기 때문에 복합화되고 연역된 단어들은 따라서 창공의 원주안에도 다 담을 수 없을 정도가 될 것이다. 열 개의 단어들은 40320개의 다양한 방식으로 변용될 수 있다."로 [바벨의 도서관] 전체적인 내용과 연결되어 있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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雪国 설국 (가와바타 야스나리)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신호소에 기차가 멈춰 섰다.


건너편 자리에서 처녀가 다가와 시마무라 앞의 유리창을 열어젖혔다. 차가운 눈 기운이 흘러 들어왔다. 처녀는 창문 가득 몸을 내밀어 멀리 외치듯,


"역장님, 역장님—"


등을 들고 천천히 눈을 밟으며 온 남자는, 목도리로 콧등까지 감싸고 귀는 모자에 달린 털가죽을 내려 덮고 있었다. (민음사, 유숙자 역자)


원문: 国境の長いトンネルを抜けると雪国であった。

夜の底が白くなった。信号所に汽車が止まった。

向側の座席から娘が立ってきて、島村の前のガラス窓を落した。

雪の冷気が流れこんだ。

娘は窓いっぱいに乗り出して遠くへ叫ぶように、

「駅長さあん、駅長さあん。」

明りをさげてゆっくり雪を踏んで来た男は、襟巻で鼻の上まで包み、耳に帽子の毛皮を垂れていた。


[설국]은 워낙 유명하니 감상은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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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lysses 율리시스 (제임스 조이스)


당당하고, 통통한 벅 멀리건이 거울과 면도칼이 엇갈려 놓여있는 면도 물 종지를 들고, 층층대 꼭대기에서 나왔다. 노란 화장 복이, 띠가 풀린 채, 온화한 아침 공기를 타고 그의 뒤에 사뿐히 매달려 있었다. 그는 종지를 높이 치켜들고, 읊조렸다:


—'인트로이보 아드 알타레 데이(나는 하나님의 제단으로 가련다).'


발걸음을 멈춘 채, 그는 컴컴한 나선형의 층층대를 내려다보며, 거칠게 불러냈다:


—올라 와, 킨치! 올라 와, 이 겁 많은 예수회 교도!


엄숙하게 그는 앞으로 나아가 둥근 포상에 올랐다. 그는 사방을 휘둘러보며, 탑, 둘러싸고 있는 땅 그리고 깨나고 있는 산들에게 정중하게 세 번 축복을 빌었다. 그런 다음, 스티븐 디덜러스의 모습이 언뜻 눈에 띠자, 그는 그에게로 몸을 굽히고, 목구멍을 가르랑대며, 머리를 흔들면서, 공중에다 재빠른 성호를 그었다. 스티븐 디덜러스는, 그를 축복하는, 흔들고 그르렁대는, 말같은 길다란 얼굴을, 그리고 창백한 참나무 결과 색깔을 띤, 환하고 체발하지 않은 머리카락을, 기분이 언짢고 잠에 어린 채, 층층대 꼭대기에다 양팔을 괴고, 냉정하게 쳐다보았다.


벅 멀리건은 거울 아래를 잠시 엿본 다음, 이어 종지를 날렵하게 덮었다.


—막사로 되돌아가란 말이야! 그는 엄하게 말했다.


그는 설교자의 말투로 덧붙였다:


—왠고하니 이거야말로, 오 사랑하는 자들이여, 진짜 성만찬 이오: 육체와 영혼과 피와 창상. 음악을 천천히. 제발, 눈을 감시오, 여러분. 잠깐만, 이들 백혈구가 약간 두통거리입니다. 침묵을, 모두들.


그는 비스듬히 위쪽으로 힐끗 쳐다보며, 사람을 부르는 길고 낮은 휘파람을 불자, 이어 그의 고르고 하얀 이빨을 황금 점들로 여기 저기 반짝이면서, 재빨리 정신을 차리며 잠시 멈추었다. 크리ㅗ스토모스. 두 줄기 강하고 날카로운 휘파람 소리가 고요를 뚫고 대답했다. (생각의나무, 김종건 역자)


원문: Stately, plump Buck Mulligan came from the stairhead, bearing a bowl of lather on which a mirror and a razor lay crossed. A yellow dressinggown, ungirdled, was sustained gently behind him by the mild morning air. He held the bowl aloft and intoned:


—Introibo ad altare Dei.


Halted, he peered down the dark winding stairs and called up coarsely:


—Come up, Kinch! Come up, you fearful jesuit!


Solemnly he came forward and mounted the round gunrest. He faced about and blessed gravely thrice the tower, the surrounding country and the awaking mountains. Then, catching sight of Stephen Dedalus, he bent towards him and made rapid crosses in the air, gurgling in his throat and shaking his head. Stephen Dedalus, displeased and sleepy, leaned his arms on the top of the staircase and looked coldly at the shaking gurgling face that blessed him, equine in its length, and at the light untonsured hair, grained and hued like pale oak.


Buck Mulligan peeped an instant under the mirror and then covered the bowl smartly.


—Back to barracks, he said sternly.


He added in a preacher's tone:


—For this, O dearly beloved, is the genuine christine: body and soul and blood and ouns. Slow music, please. Shut your eyes, gents. One moment. A little trouble about those white corpuscles. Silence, all.


He peered sideways up and gave a long slow whistle of call, then paused awhile in rapt attention, his even white teeth glistening here and there with gold points. Chrysostomos. Two strong shrill whistles answered through the calm


여러분! 쓰인 것만 봐도 다른 작품과는 다르죠? 주석에 따르면 [율리시스] 속 의식의 흐름은 한 단어로 시작해서 한 단어로 마친다고 합니다. 더 궁금하시면 [율리시스]를 읽으시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원문으로 읽으세요~ 두번, 세번 읽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