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일본항공기 '요도호' 납치사건으로, 가장 놀랄 만한 일이라고 생각된 일은 범인에 의해 법률이 범해진 상태를 대중이 쉽게 인정한 일이다. 보이는 사실이 법률을 무시하게 되면, 그 범해진 사실이 정당한가, 정당하지 않은가를 문제로 삼기보다도 어떻게 해서라도 사실로부터 빠져나갈까 하는 일만이 만인의 관심사가 된다. 그리고 그 빠져나간 이유로서는, 단지 인명의 존중, 휴머니즘의 이념만이 모든 것에 우선하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여론은 한시라도 빨리 '요도호'가 승객과 함께 북한에 가는 것을 원하였으며, 기장과 승객 스스로도, 승객의 가족도, 아니 일본 정부 스스로가 그것을 원한 것이다. 그것은 일종의 국가를 통틀어서의 일억 총허탈 상태였다. 


  체면도 없고, 권위도 없고, 인명에 우선하는 어떤 가치도 거기서는 잃어버려, 그저 야마무라 정무차관의 자기희생적 행위만이 처음으로 보통의 의미로서 싸구려 휴머니즘을 뛰어넘는 무언가가 인정받았을 뿐이었다. 긴급상태란 법을 뛰어넘는 상태로, 그 경우에는 긴급피난도 허락되어, 정당방위도 허락되는 것은 법률이라는 것이 가지고 있는 예외적 상황인 것이다. 이 예외는 개인에 대해서도 국가에 대해서도 적용되는 것으로, 전쟁 전의 헌법은 계엄령의 규정을 포함하고 있었지만, 전후의 일본에는 비상사태법이 없기 때문에, 긴급사태에 대처할 큰 법률이라는 것은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인간의 행동은 어떤 때에는 쉽게도 실정법을 뛰어넘어 나아간다. 우리들의 헌법은 자연법에 의거하여 만들어진 것이지만, 그 자연법으로부터 이런저런 실정법이 성립되어 우리들의 현실 생활을 옥죄고 있다. 그러나 그 자연법이라는 18세기에 고안된 대략적인 그물눈과 같은 법칙은, 인간의 자유, 평등, 박애를 노래하는 것에 의해 한편에서는 급진적인 혁명사상이 되었으며, 한편에서는 온건한 민주주의 사상으로도 되었다. 이러한 납치 사건으로 가장 얄궂은 대조를 보여주는 것은 자유, 평등, 박애를 외치는 좌익 세력이 같은 자유, 평등, 박애를 외치는 일본 헌법에 의거한 일본 정부를 적대시하고, 그 일본정부의 얼굴에 흙탕물을 끼얹어가면서 그들 자신을 착란 상태에 빠뜨리며, 일본, 한국, 북한의 세 나라에 흙탕물을 끼얹은 행동을 관철시키며 그들 자신이 의도하지 않았던 것 같이, 큰 정치적 효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우리들은 3일에 걸쳐 법이 유린되는 상태를 묵인하면서, 그 법이 유린되는 상태가 점점 사실의 세계로 형태를 만들어, 그 사실의 해결만이 문제시된다는, 말하자면 법 이전의 상태를 알음알음 보아왔다. 거기서 행해진 양식에 의한 선택이나, 휴머니즘에 의한 판단이나, 이런저런 정치적 배려는 그것이 그대로 일정한 법칙을 이끌어내는 힘을 가지게 되어, 그것이 범인과 정부와의 이상한 1:1 관계에 의해 정해지자, 그 약속 자체가 새로운 법이 되어 성립된다고 하는 그야말로 빵의 씨앗에 의해 빵이 부풀어오르는 듯, 사실에 의해 법이 부풀어올라 성립한 상태를 눈 앞에서 보게 되었다. 그 법은 온화한 민주적 절차에 의해 입법기관으로서의 의회가 성립시킨 법률과는 닮았지만 닮지 않은, 긴박하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극적인 상황에 의해 만들어진 법이었다. 좋든 싫든 상관없이 승객을 구출하기 위해서는 가장 증오해야 마땅한 범인과 타협해야만 했다.


  이 이상한 납치 사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를 점하는 것은 시간이었다. 이 시간은 범인 자신에게도 예상치 못했던 팔십 수 시간이라는 장시간이었다. 납치는 연극으로 얘기하자면 1막극으로, 한 순간에 시작되어 한 순간에 끝나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이 사건은 그저 죽 우물쭈물하며 질질 끌어져, 시간은 끌 요소가 각각의 정치적인 의혹을 일제히 마치 쓰레기통으로부터 날아오르는 파리처럼 불러일으킨 것이었다. 이 파리의 무리는 '요도호'의 주위를 윙윙 날아다니며, 일본이라는 신사적인 얼굴을 가장한 이기주의적인 자유민주주의 국가와, 한국이라는 전투적인 반공국가와, 북한이라는 이 또한 전투적인 공산주의 국가가, 각각의 얼굴을 드러내며 서로간의 신뢰와 불신이 노골적으로 드러나, 신뢰는 한 순간에 불신으로 변화하였으며, 또한 불신은 한 순간에 어쩔 수 없는 타협적인 신뢰로 빠져든다는 희극적 전환을 보여준 것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전환은 모두 시시각각 움직여가는 시간에 의해 일어난 것이었다. 법률은 시효라는 것을 갖고 있어서, 일정 시간이 지났을 때 법률의 효과는 사라진다. 또한 법률은 어떤 경우에는 소급되는 것이기도 하여, 과거에 향해 법률이 없었던 때의 상태에도 효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그러나, 시간이 연장되었다는 것에 의해 일어난 것은, 법률이 보기에도 무참히 짓밟혀가면서, 더욱이 정치라는 인간정신의 이상한 움직임의 복잡하고도 무한한 조합에 의해, 새로운 상황이 계속해서 만들어져, 거기에 또 일정한 법이라는 것이 생겨나간다는 절차를 보여주었다는 것이었다. 한국 비행장이 평양 비행장으로 위장되었다는 그야말로 세련되지 못한 연극도, 이 시간의 경과 없이는 생각하기 어려운 것일 터이다. 그리고 모든 것은 휴머니즘이라는 한 가지만을 감싸고 돈 서투른 연극이었으며, 일본 정부도 실은 승객 한 사람 한 사람의 생명, 신체의 안전을 생각하는 것보다는 그런 식으로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위협당했을 경우의 격앙된 여론을 두려워하여 행동했다는 것은 명백하다.


  휴머니즘은 어디까지나 겉으로 내건 간판이었을 뿐, 이 사건에 관계된 사람이 단 한 사람이었더라도 정말로 승객의 생명을 신경썼을까 어떨까는 크게 의심스럽다. 신경쓰고 있었던 것은 그 가족뿐이었으리라고 생각된다. 그것을 위해서 휴머니즘을 확실히 역수로 집어든 적군파의 행동이 어떤 의미에서 성공했다는 점도 있고, 전후 25년간의 휴머니즘 만능주의가 여기에서 훌륭한 실패로 돌아와 한방 먹은 것이다.

------------------------------------------------------------

요도호 사건 간단설명 : 요도 호 납치사건이라는, 일본항공 351편(하네다 공항 -> 이타즈케(후쿠오카) 공항)을 납치하여 북한으로 가려 했던 사건. 한국군의 기지로, 김포국제공항을 평양공항으로 속여 착륙시켰으며, 교섭 결과 일본인 승객들은 석방, 야마무라 신지로 차관이 승객 대신 인질이 되는 것으로 합의하여 북한으로 망명, 북한에 도착한 비행기의 납치범 9명은 월북하였으며, 승무원 2명과 야마무라 차관은 일본으로 석방됨.
(197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