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편 플라타너스> - 이운룡

 

문득 내 어깨에 내려앉은 부드러운 충격이

걸음을 멈추게 한다

가을 잎인가 가을 파편인가?

하늘 잎인가 하늘 파편인가?

하고 생각하다 고개를 들어보니

플라타너스 잎들이 늙은 몸을 지탱하지 못하고 매달려 있다

벌레들이 가을을 집중 사격하여 빈 벌집이 된 가을 잎?

하늘이 찢어지도록 너무 잡아당겨 나풀거리는 하늘 파편?

이런 생각들이 잠깐

내 어깨 위에 머물러 정신을 차리려다가

몸이 무거움을 깨닫고는 플라타너스

가을 잎 가을 파편과

하늘 잎 하늘 파편과

하나가 되어

그만 땅바닥으로 떨어져 눕는다

 

나는 그 바람에 가던 길을 잃어버리고 만다.

 

 



방금 미야와키 사쿠라의 AKB48 시절 라이브 공연을 들으며 필사한 시다.


(링크로 올린 라이브 영상과는 무관하다)


시가 아름답지 않은가?

 

어깨에 내려앉은 부드러운 충격이란 첫 행부터 사람을 가슴 떨리게 한다.


그 떨림이, 잎사귀의 진동이 전신을 타고 내려와 좌 고환 우 고환을 번갈아 흔들리게 한다.


지친 몸과 영혼보다 가치 있고 무거운 것은


어쩌면 플라타너스 잎사귀가 아닐까?


독갤러들이 그동안 넘긴 페이지의 무게보다


플라타너스 잎사귀 하나의 무게가 더 묵직할 수도 있다.


이를 명심하고 독서에 전념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