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센은 현대 희곡의 신이다.


대충 셰익스피어 이후 가장 위대한 극작가라고 봐도 무방하다. 스트린드베리? 체호프? 물론 현대 희곡 아버지 3대장으로 같이 언급되지만, 어디까지나 입센이 먼저다. 애당초 가장 나이가 많고, 먼저 활동했기도 하니까.


그럼 셰익스피어가 가장 위대하냔 소리냐? 고 물을 수도 있는데, 응 맞아~ 셰익스피어가 가장 위대해~


소포크레스? 7편 밖에 전해지지 않죠? 톨스토이나 버나드 쇼가 깠다고? 개네가 그래서 셰익스피어보다 위대해?



셰익스피어 거품론 같은 게 주기적으로 돌기도 하지만,  그런건 어차피 학계든 평론가든 다 개소리로 치부하니까 무시하자.


당장 셰익스피어는 영문학의 아버지 뿐만 아니라, 셰익스피어의 영향을 누구보다도 강하게 받은 괴테와 낭만주의로 인하여 독문학과 러시아 문학의 할아버지이기도 하다.



다시 입센으로 돌아오자면,


한국에 입센 전집 번역이 된 것은 역시 기념비적인 일이다. 개인적으로도 옥스퍼드 입센 전집을 다 모은 후에 고대했는데 정말 다행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입센이 원하지 않았다고 해서 초기작 2편을 빼놓은 건데, 사실 이건 내가 입센이 쓴 모든 걸 읽어야겠다!! 까 아닌 아닌 이상 안 읽어도 무방하다.




입센의 초기작들은 많은 거장들의 작품이 그러하듯, 네가 대표작이랑 아무튼 읽을 만한 거 다 읽고 나서 마지막으로 읽고 싶은 마음이 생기면 읽는게 좋다.


입센이 일반적으로 걸작을 쓰기 시작한 것은 브란트와 페르 귄트부터인데, 이게 한국 입센 전집 3,4권에 해당한다.



그렇다고 바로 이걸 읽는 건 비추고.



입센은 초기의 페르 귄트와 브란트 같은 시극 겸 여러 사극과 환상극 시대, 중기의 이른 바 인형의 집으로 대표되는 사회참여적인 희곡들, 그리고 후기의 심리극적 걸작들로 대충 나눈다.


사실 페르 귄트 이후에 입센이 쓴 건 뭘 읽든 다 추천이라 강추지만,


속성 코스를 밝고자 한다면,


중기의 인형의 집,  사회의 기둥들, 유령, 민중의 적,


그리고 후기의 최고 걸작인 헤다 가블레르를 비롯한 들오리, 어린 에올프 등을 읽자.



개인적으로도, 그리고 상당수 입센 연구자들도 뽑는 입센의 최고 작은 헤다 가블러를 비롯한 후기작들이긴 하다.


사실 사회참여작이라고 해도 어차피 구시대의 사회참여 동조라 오늘날 관점에선 그런 메시지보단 입센 특유의 심리극적인 요소가 더 두드러질 거다.


개인적인 가장 걸작 베스트 3는 헤다 가블레르, 들오리, 어린 에올프고,


이 밖의 욘 가브리엘 보로크만이나 피네간이 경야의 모티브가 되는 건축사 솔네스, 그리고 취후의 걸작, 우리 죽어 깨어날 때도 당연히 강추다.


후기작들 위주긴 한데 입센의 최고 걸작들은 다 후기에 몰빵이라 어느 것 골라 읽어도 다 좋다.


그리고 입센은 본래 '우리 죽어 깨어날 때'를 쓸 때만 하더라도 내가 앞으로 10년은 더 작가 활동할 거라고 생각하다가 갑작스럽게 쓰러져서 마지막 작품이 된 것이므로

이 작품 자체도 그냥 전성기를 맞이한 입센이 어쩌다가 최후로 쓴 거라고 봐도 무방하므로


아무튼 입센 읽고, 굳이 골라 읽고 싶으면 일단 후기작들 읽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