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들
                                - 자크 브렐
 
우선 맏형이 있죠
머리가 수박통 같고
코는 주먹만해요
자기 이름도 몰라요
하도 마셔대서
술을 하도 퍼 마셔서 말이죠
자기 손으로 하는 일이 없어요
근데 아무 일도 못하고
완전히 꼭지가 돌아버린 주제에
왕처럼 거들먹거려요 
매일 밤 싸구려 술로
곤드레만드레지만
아침이면 교회에서
눈을 붙이고 있단 말씀예요
쇠꼬챙이처럼 뻣뻣하고
부활절 촛대마냥 하예가지고
웅얼웅얼 혀가 꼬이고
눈은 풀려서 말이죠
이 말은 꼭 해야겠어요 선생
그 집안에서는 말이죠
아무도 생각을 하지 않아요
생각은 않고 기도만 하죠
 
글고 또 다른 형제가 있죠
당근처럼 빨간 머리에
빗질 한 번 한 적 없어요
잘 지내는 없는 사람들에게
옷을 벗어주면 뭐 해요
놀부처럼 심술궂은 걸요
드니즈라는 여자랑 결혼했죠
도시 여잔데요
다른 도시에서 왔어요 뭐 암튼
그게 끝이 아니에요
조그만 사업을 하는데요
같잖은 모자에다
같잖은 외투
같잖은 차를 몰면서
퍽이나 있는 척하는데 
볼품 없어요  
쥐뿔도 가진 게 없으면
부자 흉내를 내지 말아야죠
이 말은 꼭 해야겠어요 선생
그 집안에서는 말예요
아무도 살지 않아요 선생
살지 않고 사기를 쳐요
 
딴 사람들도 있죠
엄마는 아무 말도 하지 않거나
아무 말이나 막해요
저녁부터 아침까지
성자 같은 상판을 하고 말이죠
액자 속에서는 
수염 기른 아버지가
지붕에서 떨어져 죽었는데 말이죠
자기 식솔들이 아구아구
식은 죽을 퍼먹는 꼴을 보고 있죠
후루룩 쩝쩝
후루룩 쩝쩝
글고 늙은 할머니가 있어요
맨날 손을 덜덜 떨죠 
다들 얼른 죽어줬으면 해요
돈줄을 쥐고 있거든요
아무도 할머니 말은 듣지 않아요
덜덜 떨리는 손이 말해주죠
이 말은 꼭 해야겠어요 선생
그 집안에서는 말이죠
아무도 대화하지 않아요 선생
대화하지 않고 계산만 해요
 
그리고 그 다음엔
그 다음엔 프리다가 있어요
태양처럼 아름다운 그녀
내가 프리다를 사랑하는 만큼
그녀도 날 사랑해요
우리끼린 종종 얘기하죠 
유리창이 가득하고
벽은 거의 없는
그런 집을 지어서
거기서 살자고
그러면 좋을 거라고
뭐 확실하진 않죠 
그래도 그럴 수 있잖아요
근데 딴 사람들이 반대하거든요
딴 사람들이 반대해요
딴 사람들은 이런 식으로 말하죠
나한테 그녀는 너무 예쁘다고
끽해야 나는 고양이 목을
조를 때나 써먹을 인간이라고
나 고양이 죽인 적 없거든요?
아니면 혹시 아주 옛날에나 그랬을지도
내가 잊어 버렸는지도 모르죠
아마 냄새가 싫어서 그랬을 거예요
암튼 딴 사람들이 반대해요 
어쩌다 우리가 우연인 척
만날 때면
그녀는 눈물을 머금고 말해요
떠날 거라고
나를 따라나설 거라고
그때 잠깐 동안
그 잠깐 동안만은
그녀 말을 믿어요
잠깐 
그 잠깐 동안만 말예요
왜냐하면 말이죠 선생 그 집안에서는
아무도 떠나질 못하거든요
아무도 떠나지 못해요 선생
아무도 떠나지 못해요
근데 너무 늦었네요
집에 들어가야겠어요


프랑스의 위대한 가수 중 한 명인 자크 브렐의 ‘Ces gens-là’

음악이랑 같이 듣는다면 자크 브렐이 프리다에 대해 노래하는 부분에서 엄청난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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