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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문화사판도 나쁘지 않다고 해서 동서문화사 이동현 번역으로 읽었습니다. 자꾸 같은 사람 이름이 변형되어 나와서 처음에는 책 뒤에 있는 인명사전 보면서 읽었는데 나중에는 그냥 자연스럽게 몰입이 되더라고요.

주 스토리라인은 유라와 라라의 사랑 이야기지만 그보다 20세기 초 러시아의 혼란상을 보여주는 대하소설에 가깝다고 느꼈습니다. 내전기 적군과 백군의 활동에 모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유라의 독백이 자주 나오던데, 이처럼 볼셰비키식 ‘혁명 정신’에 완벽히 어긋난 작픔이라 그런지 소련에서 오랜 기간 출판이 금지된 이유가 짐작이 가더라고요

하지만 노벨상을 준 서방의 의도와 달리 이 작품을 반공, 반소 소설이라 부를 수는 없을 것 같고, 그저 혁명기에 이러저러한 이유로 억울하게 희생당하고도 비석이 세워지지 않은 모든 사람들의 삶을 조명하려 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스탈린이 대숙청 시기에 파스테르나크에 대해 “구름 속에 사는 사람”이라며 체포를 만류했다던데, 이 비유대로 정말로 정치와 관련없이 인간의 순수한 정신에 대해 탐구하고자 한 작가가 파스테르나크 아닐지
혁명을 반대한 작가가 아니라, 혁명을 이해할 수 없던 작가라는 평이 가장 어울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