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하지 않은 일들>
내가 당신의 새 차를 몰고 나가 망가뜨린 날을 기억하나요?
난 당신이 날 때릴 거라고 생각했지만 당신은 그렇게 하지 않았어요.
당신이 비가 올 거라고 말했는데도 내가 억지로 해변에 끌고 가 비를 맞던 때를 기억하나요?
난 당신이 "비가 올 거라고 했잖아!" 하고 욕을 하리라 생각했지만 당신은 그렇게 하지 않았어요.
내가 당신을 질투나게 하려고 다른 남자들과 어울려 당신이 화가 났던 때를 기억하나요?
난 당신이 떠나리라 생각했지만 당신은 그렇게 하지 않았어요.
당신은 내가 오렌지 주스를 당신 차의 시트에 엎질렀던 때를 기억하나요?
난 당신이 내게 소릴 지를 거라고 생각했지만 당신은 그렇게 하지 않았어요.
내가 깜박 잊고 당신에게 그 댄스 파티가 정식 무도회라는 걸 말해 주지 않아서
당신이 작업복 차림으로 나타났던 때를 기억하나요?
난 당신이 내게 절교를 선언할 줄 알았지만 당신은 그렇게 하지 않았어요.
그래요, 내 생각과는 달리 당신이 하지 않은 일이 참 많았어요.
당신은 나에 대해 인내했고 나를 사랑했으며 보호해 주었어요.
당신이 베트남 전쟁에서 돌아올 때 당신에게 사과하는 뜻으로 내가 하려고 했던 일이 참 많았어요.
하지만 당신은 돌아오지 않았어요.
- 작자 미상, 레오 버스카글리아 제공,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발췌 - 류시화 엮음
류시화의 잠언 시집에서 발췌했을 거다.
어릴 때 읽었던 류시화의 <지금 알고 있는 걸...> 시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시였다.
잘해주려고 할 땐 늦는다.
있을 때 잘하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 그녀들....
떠난 후에야 소중함을 깨달았다.
잘해주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한 점을 땅을 치고 후회했다.
그래서 내가 일본 아이돌 오타쿠가 된 것 같다.
대가 없이 얼마든지 좋아하다 싫어할 수 있으니까.
언제든 잊거나 다른 사람을 찾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으니까.
바다 건너 아이돌은 멀리 떨어져 있는 만큼
부담이 없기도 하기 때문이다.
웃고 있는 오타쿠는 사실 울고 있는 것과 같다.
현실에서 사랑하고 싶어도 사랑할 수 없어졌기에
다른 우상과도 같은 대상에게 집착하는 것이리라.
너희는 후회하지 마라.
굿즈를 사 모으고 아이돌에게 돈과 시간과 열정을 투자하며 밑바닥 밑에는 또 다른 밑바닥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전에
주변의 소중한 사람을 사랑하길 바란다.
그럼 난 이만
시의 흔적과 함께 덕질을 하러 떠나겠다.
모두 고요한 밤이 되기를 바란다.. 크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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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을 망치지 마라!! 쒸익쒸익
이제껏 보여준 시중에서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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