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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국을 좋아하지만, 미국에서 태어났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으면 살짝 고개를 갸우뚱하곤 한다. 국가의 위대함과 그 국가에서 살아가는 국민의 삶이 꼭 발 맞추지는 않는다는 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미국인들의 평균적인 삶이라고 생각하는 탓이다. 이제는 거의 농담이 된 '미국인들은 마치 자기가 의료 복지 제도가 잘 되어 있는 국가에서 사는 것처럼 먹고 산다' 같은 말이 정말로 어떤 의미인지 한국인이 느낄 수 있을까. 비록 한국이라는 국가의 미래가 어두운 현재조차, 과연 미국인의 삶이 한국인의 삶보다 좋을지 잘 모르겠다.
<미국, 파티는 끝났다>는 바로 그 미국인들의 삶을 통시적이고 총체적인 시각에서 조망한다. 존 더스패서스의 <맨해튼 트랜스퍼>를 연상시키는 시대별 인용과 수많은 인물들의 삶을 통해 (서술에 있어서 어느 정도 기울어진 감은 있겠지만) 단순히 계급 대립의 구도를 통해 미국의 문제점을 진단하는 대신, 이 복합적으로 얽히고 섥혔으면서도 동시에 그렇다고 무시할 수는 없을 듯한 규모의 사회적 병폐를 따라 천천히 시간 순으로 흘러간다. 미국이라는 국가에서의 삶은 어떻게 어떤 식으로 변했으며, 그 직접적인 과정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
<미국>의 클라이맥스는 역시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있고, 글래스-스티걸 법의 폐지 등의 '원인'들과 문제점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채 마저 흘러가는 '결과'는 참 통탄스럽다. 물론, 이를 조망함에 있어서도 워싱턴, 월가의 내부자들의 시각을 함께 한다. 이 과정에서 문제의 핵심적인 책임,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를 분명하게 밝히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외부자에게야 바로 그 지역, 바로 그 결정들이 원인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 이 일에 관여된 이들에게 그만큼 두루뭉술하고 무의미한 책임론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래서 어떤 의미에서는 미국의 현상황에 대한 책임을 묻는 데에 실패한 것 같기도 하다.
저자가 <포린 어페어>에 기고한 글, <파약: 불평등과 미국의 몰락The Broken Contract: Inequality and American Decline>의 약식 요약본을 인터넷에서 읽고 과연 어떤 점에서 파편화된 삶과 대규모 자본의 정치적 개입이 미국과 미국식 민주주의의 몰락을 불러 일으켰다고 주장하는지 궁금해서 읽어보았는데, 기대했던 것보다도 더한 소득을 거둔 것 같다. 책의 논조에 찬성하든 반대하든, 한 번쯤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다. 아마 미국 정치와 사회에 나보다 더 많은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지 않을까.
P. S. 읽으면서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가 떠오르는 구석도 많았다. 화려하고 예쁘장하게 몰락을 그려내는 그 영화나 이 책이나 독자에게 안겨주는 충격은 비슷한 것 같다. 두 매체가 하나의 국가가 공유하는 꿈과 그 꿈의 철저한 파괴를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더더욱.
P. S. S. 우리 세대의 인터넷 밈 중에서 옛날 교과서에서 IMF를 국민들의 과소비로 인한 재앙이라고 교육했었던 걸 비판하는 것이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귀책사유를 미국의 전국민들에게로 돌리는 것을 보며 사람 사는 세상이란 게 다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딱 내가 찾던 책..
미국에서 태어나는건 영어가 모국어라는 혜택 하나만으로도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함.. 특히 책 읽는 독붕이들 입장에선 더욱
이거는 내 생각이기는 하지만 미국에서 태어났다고 과연 이런 책을 읽을 수준까지 교육을 잘 받고 잘 자라났을까... 하면 모르겠음. 특히 미국의 공교육 정책들을 생각하면 더더욱 - dc App
굿굿... 폴트라인이랑은 약간 결이 다른 내용이려나?
폴트라인은 좀 더 구체적인 경제 문제에 집중한 느낌이고 이건 정치/사회적으로 전체적으로 바라보는 책 - dc App
ㅇㅇ... 친구가 요즘 빅쇼트 보고 서브프라임 책 추천해달라는데 스트레스테스트-폴트라인-이거 순서로 읽으라고 하면 될것같네
애덤 투즈가 쓴 <붕괴>도 괜찮음. 이건 좀 더 경제 정책의 정치적 부분에 집중한 느낌 - dc App
캬 이맛에 독갤 온다
자국내 국민 교육보다는 전세계 브레인들을 이민자로서 흡수하는 방향으로 나라를 키워온건가
미국 박사학위 소지자 절반 이상이 이민자임..
공교육이랑 브레인이랑 좆도 상관없음 브레인 양성은 영재교육과 고등교육으로 하는거 - dc App
개추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