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을 만드는 능력은 아무나 경험할 수 없는 방식으로 슬픔에 의미를 부여하지.  

  ---- 빨간머리 앤, 중에서 


  수첩을 보니까 저 글귀가 적혀있네. 전에 적어놓은 건가봐.

  예전에 티브이를 잘 안보는 내가 우연히 채널 돌리는데 빨간머리 앤,을 하더라. 어떤 장면인지 기억이 안 나는데

  아무튼 무척 인상 깊었어. 그래서 일부러 넷플릭스를 가입해서 몇 편을 봤지. 아마도 그때 보면서 적은 듯하네.


  그러고 보니 대부분의 좋은 예술은 저 위에 글귀와 정확히 닿아있는 듯하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저마다 어떤 방식으로 슬픔을 그려내는지가 관건이야. 담담한 슬픔 무참한 슬픔 안타까운 슬픔 호젓한 슬픔 등등...

  슬픔을 어떻게 감추면서 드러낼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되는 것 같아. 


  세계 영화 100 에서 항상 상위를 차지하는 대부 1 마지막 장면이 생각난다. 새로운 권좌에 오른 마이클과 그의 손등에 키스를 하는 부하들과 

  이를 바라보는 케이와 그리고 닫히는 문..... 영화의 시작과 끝이 이 방이 무대인데, 그들만의 세계가 펼쳐지는 방에서 빠져나온 케이의 이 복잡미묘한 시선 없이 

  그냥 문이 닫혔다면 여운이 훨씬 덜 했을 거야. 이 당혹과 의심과 불편함이 깔린 시선이 추가되었기 때문에 우리는 '괴물과 싸우다가 스스로 괴물이 돼버린 

  한 인간'을 훨씬 더 깊이 있게 바라볼 수 있는 것이다. 


  결론: 훌륭한 예술(문학)은 나름의 좋은 슬픔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