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이어던> 2부까지 완독했습니다. 3부부터는 종교에 관련된 이야기라, 읽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그런 분야에 식견이 좀 넓어지면 읽어보려고요 ㅠㅠ)역자 말로는 현대인들은 그리 읽지 않는 부분이라 하더라고요. 비슷한 유의 다른 책들이 그렇듯, 이 책 역시 읽으며 질문을 던져볼 만한 구절이 많았습니다. 예컨대 '평화를 위하여 그것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사상을 탄압하거나, 혹은 국가의 정체에 반하는 책, 이웃 국가의 혹은 고전 정치학서를 금서로 지정하는 주권자의 결정은 옳게 받아들여 질 수 있는가?',
'자연상태에서 정말 인간은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을 하게 되는가?' 아니면 '행위자가 본인(명령자)의 명령대로 자연법에 어기는 행위를 했을 때, 과연 본인에게만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같은 유의 질문들이요. 마지막 같은 경우에는, 물고 들어가면 생각보다 많은 곱씹을 거리가 생각나더라고요. 일단 이 책의 저자인 홉스부터가 사회계약론과 관련해서,  국가의 설립을 '사람이 사람과 서로 ''신약''을 맺음으로써 인간이 단 하나의 동일 인격으로 결합되는 참된 통일이다.' 라는 구절로 표현함으로써 주권자와 국민의 관계를 본인과 행위자의 관계로 주장하고, 더하여  모든 국민은 주권자의 행위의 본인이기에 그의 행위를 처벌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었죠. 이런 주장은 아무래도 저희의 입장에서는 불합리해 보일 터이니까.
이외로 이런 부분만 있는 것은 아니어서, '아, 그렇지' 하고 받아들여질 만한 주장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죽은 뒤의 명성이 헛된 것은 아니다. 칭찬받을 것을 예견하고, 그로 인해 자손들이 받게 될 혜택을 예견함으로써 지금 기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주장 말이죠. 예견함으로써 지금 기쁨을 누릴 수 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느끼실지 모르겠지만, 저로서는 맘에 들던 구절이었습니다. 또 홉스의 특이한 사상을 ㅡ 잘 알려지지 않은 ㅡ 들여다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언어가 없으면 이해도 없고, 또한 참도 거짓도 없을 것이다, 라는 주장이나, 감각은 환상일 뿐이다, 같은 주장은 우리에겐 신기하게 들리죠.
각설하고, 총평을 내리자면, 이 책은 아마도 다른 고전들이 그렇듯 우리에게는 퍽 당연한 이야기를 길게 끄는 감이 없지 않아 있기도 하고, 또한 우리로써는 받아들이기는 힘든 ㅡ절대왕정, 인간평등의 근거(만민은 서로를 충분히 죽일 수 있으므로 평등하다) 등의ㅡ 주장도 있긴 하지만, 그러나 그렇기에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역자 말마따나, 홉스는 절대왕정이 가장 나은 정치체라고 주장하긴 하였으나, 허나 자신의 국가론을 펴 나갈 때는 그것의 주권자를 단지 일인의 왕으로 한정시키지 않았기에, 이 주권자라는 자리에 국민이나, 혹은 다른 집단을 넣음으로써 더욱 폭넓은 응용을 할 수 있게 된 것이죠. 따라서 그렇기에, 이런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 역시 새로운 사고의 기틀이 되어줄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지금까지 쓴 글을 보아하니 홉스가 마치 주권자의 절대적인 권위만을 주장한 것 처럼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실은 홉스의 경우 "주권자에 대한 백성의 의무는 주권자에게 백성을 보호할 힘이 존속될 때만 계속된다."나, 개개인은 자신의 생명에 관하여 비록 그것을 침해하려는 이가 주권자라 하더라도, 그것을 지킬 자유가 있다. ㅡ 홉스는 만민은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힘을 뜻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자연권'이라는 것이 있다고 주장하며, 그것을 통해 주권자의 행위를 최종적으로 제약하였습니다. 또한 이것은 자유주의를 논할 때에 언급되기도 하는 것이고요. ㅡ 라는 주장을 통해 주권자에게 완전한 힘을 실어주지 않기도 했죠. 여하튼, 홉스가 주장한 사회계약론은 당대에는 상당히 획기적인 주장이었을 겁니다. 언젠가 한 번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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