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대회 시작했는데 다들 관심이 별로 없는 것 같아서 나라도 간단하게 소개해봄. 평가라기보단 각 글들에 대한 소개에 가까울듯. 개인적으론 다 재밌게 읽었고, 몬가 못읽어본 책들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다들 힘들 게 쓴 거 같던데 독붕이들도 독후감 쓴 거 함 봐 줘.
글 링크는 아래 참고.
1. 징검다리-미시마 유키오 금색 독후감
미시마 유키오를 생각할 때면 근대와 현대 사이의 끊어진 징검다리를 떠올린다.
미시마 유키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감상문도 재밌게 읽을듯. 난 베이스가 없어서...
2. 어머니-막심 고리키 어머니 독후감
어머니는 자신의 자리가 없을 내일을 바랄 수 있기에 숭고한 인간이다.
어머니 줄거리를 잘 소개해줘서 한 번 읽고 싶어짐. 감상 자체는 그렇게 신선하진 않았음.
3. 1984-조지 오웰 1984 독후감
어떤 것이 틀렸음을 증명할 필요 없이 당연히 알면서도 사실이라 여겨야하는 세상은 어찌나 어두울까. 누군가 그렇게 묻거든 그 세상은 조지 오웰이 이미 적어두었으며, 제목은 1984라 대답할 것이다.
독갤듀스 영원한 1위 1984. 솔직 담백해서 좋았지만 감상 자체는 다들 읽고 하는 생각 정도.
4. 관촌수필을 읽고-이문구 관촌 수필 독후감
오히려 직접 그 시대 안으로 뛰어들어가 관촌의 풀내음을 맡고 걸음마다 피어오르는 흙먼지를 텍스트를 통해 느끼며 직접 공동체적 삶의 파괴와 진정한 의미의 한국적 리얼리즘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작품이었다.
관촌수필 본인도 좋아해서 공감이 참 많이 갔음. 짧지만 핵심을 잘 설명해서 서평 느낌이 났다.
5. 증언의 문학화-보니것 제5도살장, 제발트 아우스터리츠 독후감
커트 보니것과 제발트는 증언을 건조한 '사실'로 옮기려하지 않고 그 기저에 깔린 진실을 추구한다.
나도 보니것, 제발트 참 좋아해서 재밌게 읽었음. 분석이 적당하니 좋았고, 문장도 깔끔했음. 근데 마지막 한국 문학 얘기는 사실 좀 억지로 끼워맞춘 느낌? 아무튼 재밌었음.
6. 유목과 정주-베케트, 쿳시, 코맥 매카시의 독후감(?)
돌아오는 길에 어느 호스텔에 묵었다. 이층 침대가 다섯 개 들어가는 후진 숙소였다. 하기야 잠만 자면 되니까, 하고 눈을 감았는데 새벽에 깼다. 바로 옆 침대에서 떡을 쳐댔다. 소리를 참으려는 시늉도 없었다. 화가 나 빤히 둘을 쳐다봤다. 그래 어디 한 번 해봐. 진 쪽은 나였다. 여자는 뻔뻔하게 내 눈을 맞춰가며 교성을 질렀다. 남자는 부러 여자 엉덩이를 때렸다. 핏줄 속으로 공자 왈 맹자 왈이 흐르는 인간이란 그 광경을 오래 지켜볼 정도로 배짱이 좋지 못하다. 지금이라도 호텔을 알아봐야 하나. 조용히 짐을 챙겨 1층으로 내려왔다. 헤이, 누가 불렀다. 머리가 반쯤 벗겨진 중동 사람. 같은 방을 쓰는 사람이었다. 순간 동병상련의 기쁨이랄까, 무슨 기분이 치솟아서 헤이, 하고 화답하고 말았다.
(중략) 두유 노 코맥 매카시? 별 기대는 안했다. 중동 특유의 도타운 발음이 혀 위에서 튀었다.
아이 앰.
난 코로나를 들이키다 말고 켁켁 기침을 했다. 세상에. 눈을 비볐다. 눈앞엔 버드 와이저를 든 중동 남자가 앉아있었다. 목을 가다듬고 한 번 더 물었다.
알 유 코맥 매카시?
예스. 예스, 아이 앰.
그렇다. 매카시는 중동 사람이었다.
원래는 한 문장만 가져오려했는데 뭘 가져와야할지 모르겠는 이상한 글. 독후감보단 소설 느낌? 마지막 문단이 재밌었음.
7. 사라예보의 첼리스트-스티븐 갤러웨이의 사라예보의 첼리스트 독후감
여러분은 전쟁에 관심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전쟁은 여러분에게 관심이 있습니다.
제일 "독후감"에 어울리는 글이 아니었나 싶음. 책을 안 읽었는데도 글쓴이가 책을 재밌게 읽었다는 게 전해졌음. 유일한 경어체고, 그래서 정감이 많이 갔음. 스티븐 갤러웨이 안 읽어봤는데 사야겠음.
8. 위화에 대하여-위화 작품 독후감
"허삼관 매혈기는 가족의 의미와 가치를 확장한다."
"위화의 작품은 카프카의 변주이다"
"두 갈림길에 한 푯말이 서있었다. 오른쪽은 자본주의, 왼쪽은 사회주의/공산주의. 미국은 오른쪽으로 가며 환호했고, 소련은 왼쪽으로 가며 낭떨어지로 떨어지며 비명을 질렀다. 잠시 고민하던 중국은 푯말을 뒤바꾸어 오른쪽으로 갔다. 미국이 중국보고 "너희는 공산주의라면서 왜 그쪽으로 가냐"라며 나무라자 중국은 "왜? 공산주의잖아"라고 항변했다."
카테고리별로 내용이 명확하고, 위화와 카프카는 별로 연결을 해본적이 없어서 재밌었음. 말도 위트있어서 술술 넘어가더라. 가족, 이라는 키워드로 위화의 세 작품을 연결시키는 것도 재밌었고. 적당히 깊이도 있었음.
따로 순위는 안 매길 것 같고, 난 고닉이 없어서 투표도 못할듯. 할 수 있는 사람들은 투표도 ㄱㄱ
여러분은 전쟁에 관심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전쟁은 여러분에게 관심이 있습니다. 이거 문장이 너무 좋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