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경고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펼침 메뉴 > 설정에서 변경 가능)

7fee8874b3f76cf223e98194329c701f8f0faa339f434eaa0e025dfdd422526642ff25dcc328fcf7ff8ab51339da1abb9d582094a0

나는 자유주의자다. 자유주의에도 분파가 있는데, 그쪽으로 더 파고들면 보수자유주의에 가깝겠지만 잘은 모르겠다. 이러한 나의 정치적 성향과 가장 유사한 정치인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일 것이다. 나는 2021년 4월 재보궐선거에서 어렴풋이 알고 았었던 이준석 대표의 존재를 머릿속에 확실히 각인시켰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당선을 도운 젊은 정치인으로.

나는 생각했다. ‘방송에서나 보던 이준석이 드디어 부상하겠구나.’ 그런데 너무 높이 부상했다. 그는 국민의힘 대표가 되었다. 이런 건 라노벨로 써도 욕 먹을 일인지도 모른다. 제목을 붙여보면 <마이너스 3선인 내가 어느 날 눈을 떠보니 대한민국 서열 8위?> 정도일까? 그렇게 당대표가 된 이준석은 말 그대로 파란을 일으켰다. 대선을 이겼고, 지선도 이겼다.

그 기간 동안 이준석이라는 정치인에게 많이 놀랐다. 선거를 이긴 것에서도 그랬지만, 그에게는 하버드 대학교라는 학력이 다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지식이 있었고, 논리가 있었고, 확고한 생각이 있었다. 이를 전부 압축하면 자유라는 사상이 나온다. 나는 반가웠다. 더불어민주당도, 국민의힘도 모두 무시하고 있었던 자유가 드디어 발견되었다는 생각에.

드디어 책 이야기를 할 시간이다. 이준석 대표의 <공정한 경쟁>은 그가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던 시절에 나온 책이다. 인터뷰어에 질문에 이준석 대표가 응답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읽기도 쉽고 재미도 있다. 제목만 보면 이준석 대표가 공정한 경쟁은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사실 나도 그랬다.

물론 그렇지는 않다. 이 제목은 이준석 대표의 사상을 한 단어로 압축해 붙여진 제목이고, 책의 내용은 이준석 대표가 젠더, 경제, 북한, 교육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구성만 이렇게 되어있을 뿐 모든 분야에서 이준석 대표는 공정한 경쟁을 언급한다. 그래서 이 책의 후기에 분야를 언급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이 책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이준석 대표가 자유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다. 그는 미국 유학의 영향으로 자유를 미국적으로 해석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준석 대표는 정치, 경제, 젠더, 행정 등 많은 분야에 어떻게 자유를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미국의 예시를 많이 든다. 하지만 이를 한국에 적응시키는 방법도 함께 이야기한다.

그 결과 나는 이준석 대표의 말에 어느 정도 동의하게 되었다. 동시에 이준석 대표와 나는 비슷한 사상을 갖고 있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경제 분야에서 그랬다. 나는 경제를 잘 모르긴 해도 보호 경제와 개방 경제가 적절히 혼합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고, 이준석 대표는 완전한 개방 경제를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준석 대표의 이야기에 어느 정도 생각이 바뀌었다. 보호도 필요하겠지만, 진정 자유를 추구한다면 개방 경제가 옳은 길이긴 하겠구나 하고. 이준석 대표가 대한민국 정치판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 역시 여기에 있겠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그는 자신이 갖고 있는 지식을 논리적으로 전개하며 생각을 설파하는 힘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이다.

나는 이준석 대표 이전에도 보수정당을 지지해왔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생각이 든다. ‘이준석 대표가 추구하던 가치가 무너지고 국민의힘이 자유한국당, 미래통합당 시절로 돌아가도 보수정당을 지지할 수 있을까?’ 그만큼 이준석 대표는 매력적이다. <공정한 경쟁>은 그런 이준석 대표를 알아가기에, 더 나아가 보수의 미래에 대해 알아가기에 적합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