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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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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보통 미국의 지역차 하면 pc충 북부,서부 vs 레드넥 남부라는 구도가 떠오른다. 이 구도가 19세기의 남북전쟁과 현대의 정치 지지에 부합하니 미국에 대해 조금만 알아가도 쉽게 동조할 만 하다. 하지만 의문이 따른다. 가난하고 독립적인 레드넥과 스칼렛 오하라같은 과거의 노예주들은 동일한 집단이 아니지 않을까? 뉴잉글랜드 바깥의 뉴욕이나 시카고 등지도 같은 북서부니 메이플라워 청교도 윤리로 설명할 수 있을까?와 같은 것들이다.


2. 이 책은 식민지 개척사에 근거해 미국을 더욱 세부적으로 11개 집단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이미 사회구조와 분위기가 정착한 곳은 후일 이주한 이민자들도 지역 문화에 적응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서로 다른 기원을 가진 문화 정체성 집단으로 나누는 것은 현재까지도 유용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하나의 미국은 존재한 적이 없고 미국의 정치갈등의 근원은 마치 유럽연합같은 정체성집단의 연방으로 시작한 국가 내에서 각 집단이 벌이는 주도권 싸움에 가깝다고 주장한다.


3. 이러한 시각은 많은 의문을 해결해준다. 이 책에 따르면 남부 딕시로 묶이는 집단은 사실 버지니아의 귀족적 플랜테이션 타이드워터, 억압적 카리브해 노예제 카스트 문화를 가진 딥사우스, 억압과 착취를 피해 이주해온 거칠고 호전적인 얼스터 스콧 이주민들의 문화 그레이터 애팔래치아로 나뉜다. 이를 통해 독립 초기의 점진적 노예제 폐지론(타이드워터), 노예제 적극적 옹호와 열악하고 잔인한 환경(딥사우스), 사실 노예 플랜테이션과는 큰 상관 없는 레드넥 문화(그레이터 애팔래치아) 등을 매끄럽게 설명할 수 있다. 북부 또한 비슷하게 한 집단이 아니다. 뉴잉글랜드 청교도로 매우 유명한 집단(양키덤) 뿐만이 아니라 펜실베이니아 퀘이커 교도들이 세우고 독일 이민자들이 가꾼 중서부 미들랜드 문화, 네덜란드의 상업주의 dna를 이어받은 뉴욕시의 뉴네덜란드 문화, 청교도의 영향을 듬뿍 받았으나 독자적으로 성장한 서해안의 레프트코스트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러한 세분화를 통해 각 지방의 사회 분위기와 문화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4. 의문과는 별개로 새로 알게된 사실도 많다. 가령 미국멕시코 전쟁으로 병합한 서남부의 멕시코계 문화(엘 노르테)의 역사나 퀘벡과 루이지애나에 큰 영향을 끼친 누벨프랑스 개척사, 캐나다의 문화권 분류(온타리오는 미들랜드, 노바스코샤를 비롯한 연해주는 양키덤에 가깝다고 책은 주장한다.), 서해안과는 구분되는 서부 내륙의 파 웨스트와 같은 것들 말이다.


5. 다만 아쉬운점은 남북전쟁 이후의 역사는 조금 부족한 것 같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해소되지 않은 의문이 몇가지 존재한다. 아일랜드 이민자의 영향을 듬뿍 받은 양키덤은 가톨릭 문화를 받아들이고 어떤 식으로 변화하였을까? 남북전쟁과 노예 해방 이후로도 사실상 기득권들의 카르텔로 돌아가는 딥사우스의 사회상은 더 세부적으론 어떤 식인 것인가? 90년대 이후로는 미국 정치에서 지역구도보단 우촌좌도 경향이 더 크게 보이기도 하는데 이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버지니아의 타이드워터는 점점 세력을 잃고 미들랜드에 영토를 빼앗기고 있다는데 그러한 사회상도 서론에서만 살짝 거론되어 설명이 부족한 감이 있다.


6. 개인적으로 생각한 주목할 지점이라면 현대 양키덤과 레프트코스트가 주도하는 진보 운동에 관하여이다. 청교도들의 독선적인 사회 정화 의지가 과격한 노예 해방운동으로 이어졌고 이것들이 종교색만 빠진채로 현대 미국 진보주의자들의 행동양식이 되었다. 즉 미국의 환경운동, 인종운동, 여성운동 등에는 (관용적이고 다양성을 중시하는 미들랜드와 뉴네덜란드의 영향도 있지만) 자신들 외엔 다 악이라고 여기며 주변 문화들을 가르치고 계도하려 들고, 한편으론 세일럼 마녀재판을 일으키기도 했던 청교도들의 dna가 꽤 짙게 각인되어있는 것이다. 여기서 소위 SJW, 퇴행적 좌파 등으로 부정적으로 불리는 현 미국 진보주의자들의 여러 행동양식이 떠올랐다. 하지만 그러한 양키덤의 독선주의자들이 싸움이 싫다고 눈돌리는 '관용적인' 문화들을 이겨 결국 노예를 해방시켜냈다는 점에서 그들 입장에선 그런 사고방식을 부정하기 힘들기도 하겠다 싶다. 한국의 진보 운동도 특히 젊은 여성층을 중심으로 레프트코스트, 특히 캘리포니아의 영향이 엄청난 것을 고려하면 주목해야 할 지점이라고 본다.


7. 그동안 내가 힙스터라 그런지 미국에 관심이 너무 안갔는데 갑자기 관심이 폭증했다. 다음에는 <미국 400년 계급사>, <미국의 반지성주의>등을 읽어보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