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 - 전명수

 


손끝까지 내려왔던 시들이

밥풀처럼 꼬들꼬들 말라버렸다


며칠 동안 머릿속에서 맴돌다가

어른거리는 말조차 결정하지 못하고

로댕의 조각처럼 고개만 숙이고 있어서인지

언어들까지 숨바꼭질 중이다


무엇이 시들을 떠나게 한 것일까

통곡은 오늘의 위안밖에 되지 않는다

 

 



< 문득 지독한 눈물이 >라는 시집에서 발췌했다.


모든 문인들이 겪어봤으리라.


손끝까지 오려고 한 글이 말라버리듯 사라질 때.


시가 내 곁에 다가오고 있었는데


그 손을 잡으려는 순간 떠나가 버린다.


마치 신기루처럼


처음부터 거기에 없던 것처럼


시는 숨바꼭질하듯 눈앞에서 사라진다.


시를 찾으러 떠나려고 해도 어디에 숨었는지 알 수 없다.


어쩌면 그래서 시인지도 모른다... 크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