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민음사보다 을유나 문동을 좋아하는 편인데
이유는 민음사가 너무 원문을 살리려고 하기 때문이다

물론 원문을 그대로 옮기는 것은 기본이며 좋은 방법 중 하나다. 그러나 때로는 융통성을 발휘해서 각 문화권의 언어 사용 습관에 어울리게 문장을 옮길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박물관에서 어떤 유물을 보고 안내원에게 질문을 한다고 하자.

영어로 What is this? 라고 할 수도 있지만
What am I looking at? 혹은 What are we looking at?
이라고 자주 표현한다.

그럼 저 문장을 한국말로 있는 그대로 옮겨보자
"제가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거죠?"

"이게 무엇인가요?" 보다 좀 더 놀람의 뉘앙스가 추가 되었다. 이 경우 융통성 있게 "이게 무엇인가요?"라고 번역 하는 것이 적당할 것이다.

좋은 번역가는 단순히 언어 구사를 잘 하는 사람이 아니라, 각 언어 사용자의 습관을 잘 알고 언제 융통성을 발휘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이다. 그런데 생각만큼 유연한 번역가가 많지는 않다.

직역과 의역 사이에서 외줄타기를 잘 하는 것이 최선이겠으나, 직역이 언제나 의역보다 우수한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