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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이 엄청 깔끔하네


여태까지 카프카는 장편 밖에 안 읽어서 미완의 이미지가 강했는데, 변신 읽고 나니 '너도 할 수 있잖아?' 싶더라.


읽으면서 작품을 그레고르 잠자가 아닌 가족들의 시선에서 바라봤었는데, 그네들 입장에서도 매우 당황스러웠으리라 생각함. 어제까지 잘 지내던 가족이 갑자기 벌레로 변해버렸다? 이 역시 가족들에게는 불가해하고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일 아니겠음? 만약 이렇게 느낀 뒤 소설이 그냥 끝난다면 그저 그런 소설이었을 것 같은데, 후반부의 전개가 '변신'이라는 작품을 되게 개성적으로 만든 것 같음.


가정부 할머니가 사과 때문에 죽은 그레고르 잠자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남은 가족들은 휴가를 써서 소풍을 가는 희망찬 모습 보니까 되게 소름 돋더라고. 결국 소외, 공포, 지긋지긋함, 지루함, 부조리 등은 오롯이 그레고르만의 것이었구나.. 자신을 챙겨주던 동생도 지쳐서 저 짐승을 더 이상 오빠라고 부르지 말자며 분노하고 힘들게 외판원으로 살아온 그레고르가 갑충으로 변하니까 부모는 아들방을 거들떠도 안보고. 점점 거실과 그레고르 방 사이의 문이 열리면서 거리가 좁아지나? 싶지만 그마저도 아버지가 던진 사과로 인해서 움직이기 버거워 가까이 다가갈 수 없고. 그레고르 입장에서는 가족들을 배려해주지만 그건 끝까지 자신에게 되돌아오는 소외 밖에 안 되고.


언젠가 프랜즌이 창작 원칙에 관해 말할 때, '철저히 자전적인 소설일수록 순도 높은 창작을 요한다. 카프카의 변신보다 더 자전적인 소설을 쓴 사람은 없다'라고 말했는데 이 말을 새삼 제대로 느낌. 그레고르가 갑충으로 변했다는 설정만 제하면 고집 가득한 아버지, 자신을 챙겨주는 여동생, 직장 다니는 '나' 등등 사실상 카프카 자신의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었음.


결론은 진짜 깔끔한 작품이었음. 왜 나보코프가 손 꼽은 작품인지 납득도 가고. 전개의 치밀함, 완결성, 소재, 주제 등등 너무 마음에 드는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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