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죽어버렸으니 이제는 사랑해 눈물 대신 침을 뱉지 무심한 척 떨어지는 눈물 아니 침, 이건 어쩐지 세례와도 같아 재빨리 짓이기면서 사랑해, 무거운 양팔을 들어 식어가는 몸을 안으면서 언제 우리는 우리였을까 물을 때 과거는 미래로 돌아온다
생각해선 안 될 일을 생각할 때 한 번, 할 일을 생각하지 않을 때 또 한 번 잊지 않도록 칼금 그어주기 손목 위로 붉은 테가 늘어날 때 고통은 싱싱해지고 거짓말들은 풍성해지고 빛을 향하는 실금들은 완결을 향해 떨리고
뭉툭해진 칼날을 바꿔 끼우면서 슬픔없이 나른한 눈물을 흘리면서 몸통이 심장으로 차오르면서 굳어가는 가슴을 붉은 팔로 껴안으면서 조금 더 큰 고통을 소원하면서 금세 사라질 이름을 부르면서 금을 하나 또 그으면서
시집 < 중독 >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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