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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다시, 일본 정독』
그간 수많은 일본·일본인론 책이 나왔다.
『국화와 칼』 『축소지향의 일본인』, 그리고 최근에 나온 『선을 넘는 한국인 선을 긋는 일본인』까지. 이 책들은 정치·사회·문화 측면에서 일본인을 해석한다.
한국인이 일본인론을 읽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본이 궁금하기 때문이다. 일본인은 무슨 생각을 하고 무엇을 원하는가, 앞으로 한일 관계는 어떻게 될 것인가 등등.
이러한 궁금증으로 인해 일본론은 끊임없이 주목받는다. 최근 더숲에서 펴낸 『지금 다시, 일본 정독』 또한 그런 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2019년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제한 조치 이후 벌어진 한·일 간 경제 전쟁은 ‘대체 일본은 왜?’라는 물음을 증폭시켰다. 양국은 감정적 조처를 쏟아냈고, 외교관계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됐다. 하지만 미·중 대립이라는 신냉전 체제가 도래하면서 한·일은 안보의 이유로 관계 개선이 불가피해졌다. 현재 한·일 양국 국민은 어떤 식으로든 관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다시, 일본 정독』을 읽기 전에는 여느 일본론과 마찬가지로 정치나 사회·문화심리적 측면에 주목하는 책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러한 예상과는 달랐다.
‘국뽕과 친일, 혐오를 뺀 냉정한 일본 읽기’라는 『지금 다시, 일본 정독』의 부제는 섹시하다. 한국인은 누구나 국뽕(반일)과 친일 사이 어딘가에 위치할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좌표보다는 팩트에 기반해 일본을 보고자 한다.
실제로 『지금 다시, 일본 정독』은 철저히 팩트에 기반한 책이다. 저자는 한국에서 경제학 석사까지 마치고, 도쿄대에서 경제학 석사·박사 과정을 밟았다. 이후 10년간 일본 대학에서 경제학 교수로 일했다. 한마디로 저자는 일본 경제 전문가다.
저자의 성향처럼 『지금 다시, 일본 정독』은 경제적인 관점에서 일본을 파헤쳤다. 과거·현재·미래라는 세 파트로 나누어 일본 경제를 분석한다.
책은 ‘일본인은 성실한가?’, ‘일본은 왜 아직도 아날로그(도장, 팩스 등)에 집착하는가’, ‘아베노믹스는 성공했나?’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는 실패했는가’ 등 한국인이 일본에 가진 고정관념에 답한다. 저자는 학자들의 주장과 근거를 검토한다. 그래프를 동원해 수치를 보여준다. 저자의 주장이 단순한 주장에 그치지 않고 힘이 실리는 이유다. 저자가 일본에서 교수로 10년 동안 일한 덕분인지 현장감도 살아있다.
세세한 경제 수치와 조금 더 들어가는 역사 분석은 초급 독서가에게는 부담될 수 있다. 하지만 조금 버겁더라도 꿋꿋이 읽어나간다면 얻을 것이 많다.
일본은 버블이 붕괴된 이후 자신감을 잃고 비틀거린다. 전임 총리인 아베 신조는 이른바 ‘아베노믹스’를 구상하고, 무제한에 가까운 양적완화를 단행했다. 이 덕분에 일본 주가는 3배로 상승하고 모처럼 경제가 활기를 띄는 듯했으나, 사람들이 피부로 체감하기 어려운 저온호황(低溫好況)에 그쳤다. 저자는 일본의 경제상황으로 미뤄볼 때 ‘저온호황’이 일본의 뉴노멀이 됐다고 분석했다.
저자는 현대 일본 경제의 문제점과 미래의 위협요인에 대해 세세하게 파헤친다. 일본은 인구 감소로 1억 명이라는 심리적 하한선이 위협받고 있다. 출산율도 1.30(2021년 기준)으로 가히 인구쇼크라 할만하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라는 의문이 든다. 한국의 출산율은 0.84(2020년 기준)로, 일본의 절반 수준이다. ‘일본 큰일났네’를 걱정할 때가 아니라는 말이다.
『지금 다시, 일본 정독』은 1980년대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던 일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세밀하게 진단하는 책이다. 기존의 일본·일본인론이 정치·사회·문화적 측면에서 일본을 들여다봤다면, 이 책은 일본 경제를 철저히 분석한다.
일본의 강점도 약점도, 세계가 일본을 주목한 이유도 모두 경제로부터 나왔다. 한국은 일본의 경제 시스템(국가 주도, 발전국가 모델)을 차용해 성장했으며, 현재 일본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나라이다. 인구 고령화와 경제 불황, 창조적인 경제 모델 등등 일본 경제의 고민은 한국도 같이 하는 것들이다.
『지금 다시, 일본 정독』으로 일본 경제를 들여다봄으로써 한국 경제의 미래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모두 일독하면서 곰곰이 생각해보자.
일본이 망해가는건 맞는데 한국이 더빨리망하게 생겨서 어찌보면 자강두천임 요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