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살고 있는 집에 이사온 때가 내가 5살 때였는데
그때는 집이 운동장같이 넓게 보였던 반면
지금은 오히려 너무 좁게 보이거든
분명 그때나 지금이나 같은 크기의 집인데 왜 그때는 크게 보였고 지금은 작게 보이는 걸까 생각하다가
문득 동물들이 눈으로 보는 세계는 사람들이 눈으로 보는 세계와 같을까 다를까 하는 궁금증까지 들더라고
단지 보는 주체의 크기
-5살의 나는 작았고 지금의 나는 그때 보다 몸이 커졌으니까-
에 따라 눈으로 보게 되는 대상의 상대적 크기만 달라지는 건지, 아니면 대상의 모양 자체가 완전 딴판으로 보이는 건지 말야.
우리가 거울에 비친 내 얼굴 볼 때 하고
사진기로 찍힌 내 얼굴은 솔직히 많이 다르잖아
내가 평소 말할 때 들리는 내 목소리 하고
녹음된 내 목소리도 많이 다르고
\"이 얼굴은 내 얼굴이 아냐, 이 목소리는 내 목소리가 아냐\" 해 봤자, 주위 사람들은 \"아냐 이게 니 얼굴이고 니 목소리가 맞아\"라고 하는데
막상 내가 틀리고 자기들이 맞다고 얘기하는 주위 사람들도 결국엔 나와 마찬가지로 눈을 가지고 있고 귀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 불과하잖아. 내 눈과 귀가 왜곡해서 받아들이고 있는 거라면 상대방 역시 왜곡해서 받아들이고 있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는 거니까.
결국엔 눈이나 귀 같은 감각 기관에 의해서만 주위 것들을 감지할 수 뿐인데, 그 주위 것들이 실제로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는 아무도 모를 수도 있겠다 싶어서 말야.
사람들 마다 보는 눈이 다르다면
종이 다른, 다른 동물들 눈에는 인간이 감지하는 세계와는 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을 수도 있고
만약 종별로 세계가 다른 모습을 보고 있다면
실제 인간의 모습은 삼각형 모양일 수도, 사각형 모양일 수도 아니면 모자이크처럼 점이 모인 형태일 수도 있는 거잖아.
아무튼 지금 내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으로 만져서 느껴지는 세상 모든 것들이 원래 생긴 그대로의 것이 아닐 수도 있겠구나 싶은 생각까지 드는데
이런 궁금증을 다룬 책들 혹시 있으면
추천 좀.
시튼동물기
인식론 쪽 도서 찾아보면 될 듯. 파르메니데스였던가 누군가는 그래서 우리가 인식하는 건 전부 감각으로 인한 혼란이랬나 뭐랬던가
철학
철학의 인식론에서는 어느정도 납득이 가는 설명은 해주지만 아쉬움이 꼭 남는다 왜냐면 철학은 과학적 탐구보다는 철학자의 직관적,논리적 추론을 정당화해주는 체계적 이론이기 때문인것 같어 불교의 6근 6경 6계와 5온에 관한 설명은 상당히 일리가 있다 그러나 그것도 인간중심이다 금강경에서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을 버리라고 하는데
불교의 인식론 자체가 인상을 벗어나기 힘들다 어차피 인간이 인간에 대한 진리를 인간에게 설명하는 거니까 아마도 21세기의 철학과 심리학은 뇌과학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진리에 다가가기에 너무 긴 우회로를 걸어야 할 것 같다
ㄴ매우 공감한다 50년대이후 인지혁명이 사실상 모든걸 뒤바꿔놨다 철학도 이젠 과학을 무시할수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