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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만에 책을 읽게 되었다.
속 시끄러웠던 일이 잠잠해지기도 했고, 월말이 되어서 교보로부터 메일이 날라온 것도 이유였다.
교보 샘 베이직으로 대여할 수 있는 권수가 남아있는데 이용을 안했다는 메일이었다.
시험이 끝나고 나서 허한 감정이 큰 사유로 왓챠를 결제해서 몇편정도를 봤는데 따분했고 재미가 없었다.
네이버 시리즈에 들어가서 12000원을 결제하고 웹소설을 몇편을 봤는데 그또한 재미가 없었다.
문득 고개를 돌리니까 한가득이 싸여있는 책들과 그 위에 올려져있는 내 이북리더기가 눈에 들어왔다.
그때 폰으로 메일이 날라온 것이었다.
불과 반년전만 해도 나라이름을 보면 그 나라의 작가 5명쯤은 줄줄 외웠던 거 같은데 하나도 기억이 나질 않았다.
카렐 차페크라는 작가는 어쩌다가 알게된 작가고 내가 왜 이 사람 책을 대여해놨던 걸까 기억이 나질 않았다.
다 읽고 감상문을 쓰려고 할 때가 되어서야 떠올랐다. 아 이 사람 보헤미안 사람이었지
쿤데라와 동향사람이라서 관심을 가졌던 것이 기억이 났다.
[곤충 극장] 이라는 제목을 갖고 있으나 희곡선집이라서 총 3편의 희곡으로 구성되어있다.
곤충 극장, 마크로폴로스의 비밀, 하얀 역병
이 중에서 곤충 극장과 하얀 역병은 유치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노골적으로 파시즘 정권을 비난하고 있다.
딱히 추천할 만한 멘트가 떠오르지 않았다.
파시즘이라는 글자만 보면 경련이 일어날 정도로 파시즘을 증오하는 사람이라면 보면서 행복해할 거 같다.
마크로폴로스의 비밀은 영원한 생에 대한 고민? 그게 진정한 행복일까 라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었는데
베르길리우스의 죽음이라는 작품에 비하면 아쉬운 점이 좀 많은 거 같다.
영원이라는게, 생각해보면 나쁜 점도 많다던가, 오래 살고 있으면 정신과 영혼이 무너져서 아무것도 기쁘지 않다던가..
뭔가 그런 가벼운 이유로 별로 그렇게 좋은 건 아니다 그런.. 가벼운 주제는 아니었다고 느낀다.
그렇다고 브로흐 처럼 정신병자처럼 줄줄이 늘어놓는게 또 행복하다는건 아니지만
어쨋든간에, 내가 다시 책을 잡게 해주는데는 딱 적절했던 책인 거 같다.
좀 더 깊고, 좀 더 미친 새끼들이 쓴 책이 다시 읽어보고 싶게 만들어준 거 같다.
아 염소의 축제 읽어야지
카렐 차페크는 당대 체코 문단 및 지식인들의 리더 중 한 사람이었고, 그래서 더 책임있는 행동을 한 것임. 더군다나 본래 베를린에서 공부하여 철학박사를 받았던 사람이고, 독일에 대한 이해가 높았던 사람이어서, 파시즘이 점령한 독일 및 그들이 활개치는 유럽을 더 비관적으로 보고, 가열차게 비판한 것임. 비유하자면... 지금 현재 한국 최고의 문호로 인정받는 사람이, 중국의 동북공정에 분노하여 그것을 노골적으로 비판하는 작품으로 "중국 나쁘다"라고 당당히 외친 셈임 - 더구나 "중국에 대해 그렇게 노골적으로 화 내면 안된다"라든지 "미국이 더 나쁘고 중국은 좋다 - 중국하고 친해져야 한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그래서 자기 의견을 숨김없이 당당히 말하는 것 자체가 큰 용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보면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