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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안 모리아티,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
1.
소위 도메스틱 스릴러/메리지 스릴러라고 불리는 장르가 있다.
젊고 아름답고 착한 아내에게는 잘생기고 돈많고 스윗하고 젠틀하며 가정적인 남편이 있지만,
사실 그 남편은 아내를 정신적/육체적으로 학대하는 나쁜 놈이고,
그래서 아내가 그 남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는 스토리라인을 가진 장르다.
뭐 비단 도메스틱 스릴러 뿐만 아니라 여타 장르 소설이 그렇듯이
저런 천편일률적인 뻔한 설정은 반복되는 것이니까 그건 그냥 원래 그렇다고 치더라도
내가 이런 장르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주인공이 신체적, 경제적, 사회적으로 남편에게 종속된 전업주부이기 때문에
이야기의 대부분 동안 주인공은 지극히 수동적으로 구느라, 계속 주인공의 번민과 고민과 말성임과 주저함만 주구장창 쓰여져서
지나치게 고구마스러운 전개가 되기 일수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게 요즘 여성인권과 맞물려서 돈이 되는 시장이 되어버렸는지
영미권 스릴러 작가들은 모두 다 이런 이야기만 주구장창 쓰고 있다는 것이다.
2.
그런데 이 책은 이런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장르에 속하지만 잘 썼다. 재밌다.
누군가가 죽긴 했는데 누가 누굴 죽였는지에 대한 정보를 오픈하지 않은 채 이야기를 속도감 있게 진행시키는 점도 맘에 들고,
무엇보다도 꽤 많은 등장인물이 나오는데, 각각의 캐릭터가 충분히 구분되면서도 현실감 있게 잘 만들어졌으며,
여자가 아니라면 알기/상상하기 힘든 여자끼리의 관계 맺음과 거기서의 권력다툼이 굉장히 재밌고 깊이있게 그려졌으며,
단순히 부잣집 트로피 와이프의 이야기가 아니라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의 이야기가 적절하게 믹스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마지막에 가서는 인물들끼리의 관계가 개막장으로 치달음에도,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나버리는
전형적인 상업소설의 한계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그게 크게 거슬리지는 않았다.
3.
<빅리틀라이즈>라는 원제 그대로 티비시리즈도 있으니
감독도 영화 잘 찍는 사람이고, 니콜 키드먼과 리즈 위더스푼도 출연하는 나름 대작이니
볼 기회가 있으면 한번 찾아볼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요즘 나오는 재벌가 사모님들 위주의 막장 드라마 같은 느낌인가
그 예전에 이보영 나오는 '마인'이란 드라마도 본문이랑 비슷한 줄거리던데, 이 책에 영향을 받은 건지 궁금하네
약간 비슷한 부분이 있을지도 ㅎㅎ
근데 그 드라마는 뭔지 모름^^;;;
'마인'도 이중적인 남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는 아내, 고구마 없이 속도감 있는 전개, 세부사항이 감춰진 살인사건, 꽤 많은 수의 등장인물들이 선악으로 딱 잘라 구분되지 않고 입체적인 캐릭터성을 가짐, 여자끼리의 관계맺음과 권력다툼,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의 이야기가 전부 나오는ㄷ
오 마침 넷플릭스에 있으니 한번 봐야겠네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