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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임 멕레이 버넷, <블러디 프로젝트>


19세기 스코틀랜드에 사는 소작농의 아들이 있었다. 

어릴 적 학교를 다닐 때 꽤나 영특해서 학교 선생이 보다 큰 도시에 나가서 공부를 계속할 것을 권했지만,

그의 운명은 이미 아버지를 도와 밭일이나 하면서 가족을 부양하는 것으로 정해져 있었고

그 역시 그런 자신의 운명에 큰 불만은 없었다. 


하지만 같은 마을의 앙숙이었던 남자가 완장을 차게 되면서 그의 집안은 풍비박산이 나버린다. 

결국 그는 자신의 가족을 불행하게 만든 그 남자와 그 남자의 자식들을 

삽과 호미로 찍어 죽여버리고 자신의 범죄사실을 순순히 인정하고 재판을 받게 된다. 


그가 살인을 저지른 것은 그의 운명이 이끈 결과이며, 따라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는 자신이 살인을 저지를 수 밖에 없다는 확신이 있었다.

하지만 이런 확신과 운명만으로 그가 저지른 범죄로부터 그를 면책시킬 수는 없다. 

문제는 그래서 그에게 자신의 범죄의 대가로서 그의 목숨을 지불하게 하였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정의가 실현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19세기 스코틀랜드 소작농의 비참한 삶이 생생하고 디테일하게 묘사되면서 동시에 법정스릴러로서의 재미도 있는 

소위 장르문학의 형식과 소재를 차용한 순문학이다. 

그런 소설이 그렇듯이 뭔가 밋밋하고 어중간한 면이 없지는 않으나

그래도 나름 재미있게 몰입하면서 읽을 수 있었던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