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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하나하나 모르는거 사전에 쳐보고 인터넷에 쳐보면서 진짜 머릿속에 영화를 그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냥 영화를 보는데 섬세한 부분까지 노출되어 내가 그 상황을 엿보는 느낌이다.
줄거리는 무위도식하는 남자가 아내랑 애들 놔두고 여행와서 바람피는 내용이다. (그런데 그 당시 일부다처제가 가능한 거 같음. 중간중간 다른 사람들의 '정부', '첩' 같은 얘기도 나옴.)
내가 좋았던 구절을 올려봄.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설국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신호소에 기차가 멈춰섰다. (설국으로 빠꿔놓음. 원래는 눈의 고장.)
기차가 움직이자마자 대합실 유리가 빛나고 고마코의 얼굴은 그 빛 속에 확 타오르는가 싶더니 금세 사라지고 말았다. 바로 눈 온 아침의 거울 속에서와 똑같은 새빨간 뺨이었다. 시마무라에게는 또 한번 현실과의 이별을 알리는 색이었다. (고마코와 헤어져 도쿄로의 기차를 탔을 때 묘사. 기차가 움직임에따라 햇빛이 고마코 얼굴을 비춰 쨍한 장면)
국경의 산을 북쪽으로 올라 긴 터널을 통과하자, 겨울 오후의 엷은 빛은 땅밑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간 듯했다.
낡은 기차는 환한 껍질을 터널에 벗어던지고 나온 양, 중첩된 봉우리들 사이로 이미 땅거미가 지기 시작하는 산골짜기를 내려가고 있었다. 이쪽에는 눈이 없었다. (기차타고 해가저무는 장면)
정적이 차가운 물방울이 되어 떨어질 듯한 삼나무숲을 빠져나와 스키장 기슭의 선로를 따라가자, 곧바로 묘지였다. (유키오가 죽고 오랜만에 만난 고마코와 시마무라. 묘지를 가자 하니 정적이 된다. 유키오의 임종을 지키지 않으며 슬픔을 거부하는 듯한 고마코가 1년만(?)에 유키오의 묘지를 찾는다. 그 뒤엔 요코가 밭일을 하고 있었다.)
[그걸로 족해요.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는 건 여자뿐이니까] 하고 고마코는 약간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옷깃이 들춰져 있어 등에서 어깨로 흰 부채를 펼친 듯하다. 분을 짙게 바른 살결은 어쩐지 슬프게 도톰하여 모직천 같기도 하고 동물처럼 보이기도 했다.
[요즘 세상에선 그렇지] 하고 중얼거리다 시마무라는 이 말이 너무나 공허하여 오싹해졌다.
그러나 고마코는 단순히,
[언제건 그래요]
그리고 얼굴을 들더니 힘없이 덧붙였다.
[당신은 그걸 몰라요?]
등에 찰싹 들러붙은 빨간 속옷이 보이지 않게 되었다.
(술마시고 시마무라에게 자주 찾아오는 고마코. 여행객으로서 떠날 시마무라를 사랑한다. 하지만 시마무라는 고마코를 어차피 헤어질 인연으로 헛수고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고마코가 고개를 숙이고 드는 장면을 잘 묘사했다 생각해서 기록함.)
산에대한 묘사라던가 창문넘어 고마코와 아이가 지나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장면, 마지막 은하수가 내려앉고 거기에 비추는 고마코 등등 셀 수 없이 생생한 묘사들이 많은 작품이었다.
직접 읽어 보셨으면...
다 읽고 봄눈 읽는 중
념글을 가고 싶으면 욕은 빼기
념글 욕심은 없지만 욕은 보기 싫을 수 있으니 수정
미시마 금각사 문장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데 이상하게도 설국 문장은 하나도 와 닿지가 않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