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얼굴> - 이민호

파블로 네루다


 

나는 말했다. 시가 나를 위로하리라

분명 그들도 들었을 것이나

곧 사라질 말이었다

누가 누구를 위해 무엇이 되는가보다

한 마디 말이었으면 좋겠다

무언지 모를 말을 하고

다 끝나지 않은 일들을 주섬주섬 껴안고

뒤돌아 가는 날이 계속되지만

무엇이 나를 위로하리라 말하는 순간

나는 말했다. 내가 시를 위로하리라

그러면 시는 사람 형상으로 변하여

말을 건다

너는 곧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뜻하지 않게 죽음을 맞이하리라

시가 나를 위로하리라

내가 시를 위로하리라

운명이다

 






 이민호 시인의 시집 <완연한 미연>에서 본 시다.


 이것은... 정말 나를 위한 시다.


 시가 나를 위로하리라

 내가 시를 위로하리라

 운명이다

 

 이보다 시에 빠져 사는 나를 확 사로잡는 시가 또 어디에 있을까.


 그래, 이것은 운명이다.


 그러하니 너희도 시에 운명을 맡기길 바란다.. 크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