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때 아버지가 문제집을 풀게 하신 적이 있어요. 몰래 답안지 보고 베꼈는데 눈치 채셨죠. 어느 날 보니 답지를 몽땅 잘라 숨기셨더라고요. 머리 굴려 동네 서점에서 같은 문제집을 펼쳐 답을 적어 왔다가 들켜서 혼났답니다. 그 뒤로 바로 포기하셨어요(웃음).”
-수학을 싫어했단 얘긴가요.
“처음엔 수학이 재미있었지만, 입시와 연관돼 있어 수학의 기쁨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중3 때 경시 대회 나가볼까, 과학고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 선생님께 말씀드렸더니 ‘지금 시작하기엔 너무 늦었다’고 하시더군요. ‘나는 수학 못하는 아이’라고 생각해 버리게 됐어요. 수학자가 된 지금 돌이켜 보면 말이 안 되는 얘기예요. 한국 사람들은 ‘뭘 하기에 늦었다’는 말을 너무 많이, 가혹하게 해요. 타인에게도, 자신에게도. 어떤 일이라도 시작하기에 늦은 일은 없지 않을까요?”
-수포자였지만 세계적 수학자가 됐어요. 결국 수학 머리는 타고나는 건가요.
“그런 면이 없진 않겠지만 수학은 다른 학문에 비해 능력 편차가 크진 않다고 봐요. 능력 차이라기보다는 ‘취향의 밀도’ 차이라고 생각해요. 정말 이걸 사랑한다는 강렬한 끌림을 느끼는 사람이 그 분야를 특화해 계발하는 과정에서 천재가 된다고 생각해요.”
-과거 인터뷰에서 “사람은 환경의 함수”라고 표현한 걸 봤습니다.
“소위 천재라는 동료를 보면 부모나 친구에게 지속적으로 지적 자극을 받은 경우가 많았어요. 세포 하나가 분열하는 과정에서 어떤 환경에 처하느냐에 따라 간 세포, 뇌 세포 등 다른 역할을 수행하는 세포로 갈라지듯, 어렸을 때 어떤 환경에 있느냐에 따라 인생도 달라진다고 봅니다.”
-당신의 어린 시절은 어떤 함수에 있었는지요.
“운이 좋은 편이라 생각해요. 부모님이 바빠도 매일 저녁 같이 산책하고 주말엔 영화 보러 가주셨어요. 예측 가능한 일상을 만들어 주셨기에 심리적 안정감을 가질 수 있었어요. 그 덕에 수학처럼 추상적인 학문에 관심 둘 수 있었다고 봐요. 마음의 여유가 없으면 순수 학문을 하기가 아무래도 어려워요.”
시에 빠져서 고1병 걸려 1년간 문학공부한다고 깝치며 허송세월했다고 함. 그 와중에 피씨방은 못참음.
https://www.chosun.com/national/weekend/2022/01/01/ASP3UHRZTBD3VC7XN3LGQCIS2A/
ㅋㅋㅋ
늦었다는 말 쉽게 한다는거 뼈아프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