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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서울국제도서전 기념으로 복간된 책이란다. 나는 모르던 책인데 과거에 꽤 유명했던 SF소설인 것 같다. 장바구니에 담아뒀다가 전자책 대여로 풀리길래 대여해서 봤다.
책의 프롤로그부터 상당히 흥미로웠다. 분명한 지성체의 신호가 발신되는 외계 행성이 발견되자 UN과 과학계가 갈팡질팡하는 동안, 교황청의 예수회에서 비밀리에 외계 행성으로 선교단을 보낸다는 것이다. 신의 또 다른 아이들에 대해 알기 위해서.
약 40년 후, 주인공인 산도즈 신부 단 한 명만 살아서 귀환했고 그 외계 행성에서 벌어진 사건의 진상은 산도즈 신부만이 제대로 알고 있다. 그러나 산도즈 신부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 양쪽으로 처참히 망가진 채로 증언을 거부한다.
독특한 소재다.
읽는 내내 끊임없이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에 적지 않은 분량의 책임에도 불구하고 단 며칠 만에 완독했다. 결말에서 드러난 진상은 저자가 기독교 안티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정말 처참하고 참혹했다.
나는 불가지론자다. 불가지론은 단순한 무신론과는 약간 다르다. 신은 없다는 입장이 아니라 현재로선 신이라는 존재가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으니 판단을 유보한다는 것이다. 기독교나 기타 종교들이 제각기 주장하는 알라나 예수 등의 인격적인 신은 당연히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개인적으론 우주의 복잡성과 생명체가 탄생할 수 있도록 미세조정된 여러 자연 상수들을 보면 이 우주를 창조한 무심한 관찰자에 가까운 신이 어쩌면 존재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재미있게도 평생 신을 따르겠다고 서약했던 주인공 산도즈 신부도 불가지론자다. 신에 대해 회의적인 사람이 예수회 신부가 된 배경도 흥미로웠다. 주인공은 예수회 신부가 되기 위해 고도의 학문적 수양을 쌓으며 신부 겸 언어학자가 된다. 북극권으로 파견되어 원주민들과 언어를 배우기도 하고 아프리카 수단으로 파견돼 구호활동을 하기도 한다. 그러다가 마지막에는 외계 행성으로 파견되면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교육과 인격 수양, 경험의 측면에서 보면 신부가 되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다.
신의 계시가 분명한 듯한 여러 일들이 벌어지면서 신에 회의적이던 주인공이 점차 신을 느끼고 신을 사랑해가는 과정을 그리는 듯했는데, 중간중간 복선이 너무 많아 불안했다. 아니나 다를까 신에게 마음을 열고 신의 품에 안기려던 주인공에게 신은 그를 조롱하듯 극한의 절망과 고통을 선사했다. 정녕 이것이 신의 뜻이란 말인가? 신앙심의 대가로 이런 고통을 주는 신의 의도는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우리가 사는 현실은 비정하고 잔인하지만 책에서 주인공과 일행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현실보다도 훨씬 과장되고 참혹하게 그려져 비참함을 더한다.
우주를 배경으로 한 소설에선 늘 과학자나 과학계가 주류로 나오는데 이 책처럼 종교집단이 메인인 SF 소설은 처음이었다. 비슷하게 과학과 종교를 다룬 아서 클라크의 「낙원의 샘」에서도 종교가 중심축은 아니었다.
이 책 스패로는 96년에 쓴 소설이라는데 등장인물들이 태블릿 컴퓨터를 사용하고 Ai를 활용하는 장면들에선 저자가 미래를 꽤 잘 예상했다고 느꼈다. 반면 매스 드라이버로 무한히 가속을 계속해 광속의 90%에 가까운 속도를 내고, 그걸 사람이 타고 간다는건 말도 안되긴 했지만 어쩌겠나. 이런 설정이라도 없으면 외계 행성을 방문할 수가 없고 이 소설을 쓸 수 없었을 테니.
저자가 상당한 인싸라는건 글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등장인물들의 대화에서 내향적인 나는 상상도 못할 입담과 유쾌함이 보인다.(이게...인싸들의 삶?...) 또 저자가 인류학자라서 그런지 인문학적 설정이나 학문적인 내용이 풍부해 읽을거리가 많았다.
전반적으로 흥미롭고 잘 쓴 책이었지만 결말은 그다지 맘에 들지 않았다. 이 책은 후속작이 있고 결말에서 이어지는 내용이라고 한다. 아직 국내 미번역이지만 후속작의 원서 후기를 보니 'A Satisfying ending'이나 'Worthy ending to the Sparrow'라는 평이 보인다. 나처럼 스패로의 엔딩에 불만족했던 사람들이 있던 모양인데 저자가 후속작에서는 마무리를 잘 한 듯하다.
책을 읽으면서 제목이 왜 스패로인가 궁금했는데 책에서 다음과 같은 구절이 한 번 나온다. 성경에 나온 구절이거나 기독교 쪽 격언인 듯한데 무슨 뜻인지는 잘 모르겠다.
" 참새 한 마리가 땅에 떨어지는 것도 너희 아버지는 다 알고 있나니. "
그 신은 참새가 떨어지는 걸 알고는 계시지만 참새가 땅바닥에 거꾸로 처박히는 걸 보고만 계실 뿐, 가련한 참새를 구해주진 않으시는 모양이다. 이게 책을 읽고 나서 느낀 나의 불가지론적 입장이다.
몇 년 전에 독갤에 독후감 올렸던거 같은데 - dc App
개추 - dc App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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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끝
재밌겠다!! 알라딘에서 파는 거임?
다 있군. 정보 ㄳ
미친 존나 읽고 싶다
난 인싸들이 쓴 책 보면 읽기 싫어지더라 대화가 너무 유쾌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