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가 우렁찬 손님께서 오셨다. 어르신들은 보통 목소리가 크시고 본인이 하실 말씀만 하시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려려니 했다. 귀가 잘 안들리셔서 본인 목소리가 커지는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에 크게 놀라진 않았다. 내가 내 귀를 가르키며 “잘 안들리세요?” 하며 말을 건네자 폭탄을 맞았다고 하시며 본인도 본인 귀를 가르키신다. 갑자기 폭탄? 피부색으로 도색되었지만 피부색과는 다른, 보청기로 보이는 물건이 귀 안에 들어있는게 보였다. 그러고보니 모자를 쓰셨는데 참전용사를 나타내는 작고 동그란 뱃지가 달려있었다. 손님께서는 얼마냐고 물으시며 만원짜리 지폐 한장과 현금영수증 카드를 꺼내신다. 지갑 안쪽에 국가유공자 신분증이 보인다. 나는 계산기에 금액을 적어 보여드리고 내 가슴을 두어번 두드리며 “그냥 가셔도 됩니다.” 라고 말했다. 손님은 무슨뜻인지 모르고 재차 돈을 건네시며 의아한 표정을 지으셨다. 나는 메모지를 한장 뜯어서 빠르게 적었다. “선배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저도 군대 다녀왔어요. 오늘은 제가 부담하겠습니다.” 마음이 급해서 글씨가 휘날렸다. 금방 할아버지의 눈시울이 붉어진 것을 보았다. 미안하다, 고맙다. 아이고 이런 혜택을 주시는 겁니까. 1사단에 있었는데 중공군의 포탄이 바로 옆에서 터지면서 고막도 같이 터져버렸다. 내 전화번호를 적어줄까. 아니면 당신 명함을 한장 주시면 간직하겠습니다. 만원도 안되는 돈으로 이렇게까지 고마워 하시니까 그때쯤은 오히려 내가 죄송스러웠다. 예, 예. 괜찮습니다. 네, 네. 건강하세요. 안녕히 가세요. 두어번 고개숙여 인사를 하니 그제서야 돌아서는 발걸음이 머뭇거린다.
책 이야기 : 장사하는데 손님 너무 없어서 책좀 보려고 펼치면 바로 손님 옴
책 이야기 : 장사하는데 손님 너무 없어서 책좀 보려고 펼치면 바로 손님 옴
훈훈 ㅠㅠ
안들리는거 알면서 안들리냐고 쳐물어보는 싸가지 봐라
돈벌려면 계속 책 읽어야겠네ㅋㅋㅋ